(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9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통화정책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혼조세를 보였다.


중국과 홍콩증시는 중국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조정되며 상승했고, 일본과 대만 증시는 하락했다.

간밤 연준 당국자들이 강경한 발언을 내놓으며 연준의 긴축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상당히 높기 때문에 더 많은 조치를 필요로 한다"며 "더 긴 싸움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월스트리트저널 CFO 네트워크 서밋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몇 년간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중국 = 중국증시의 주요 지수는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장중 고점에서 마감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38.28포인트(1.18%) 상승한 3,270.38에, 선전종합지수는 32.89포인트(1.54%) 상승한 2,174.20에 장을 마쳤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5.0%로 큰 폭 조정했다.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중국 증시에서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

상하이 증시에서 지수는 1% 이상 급등했고 장 마감 직전 추가로 상승 폭을 키우며 장중 고점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이날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5.5%로 높였다. 모건스탠리는 5.7% 성장을 내다봤다.

킹어 라우가 이끄는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지속적인 재개는 세계 성장, 인플레이션, 중국에 노출된 자산에 부양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중국 증시에서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역내 위안화는 절하 고시됐다.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대비 0.0153위안(0.23%) 올린 6.7905위안에 고시했다.

상하이 지수에선 음료 및 반도체 관련주가 가장 큰 폭 강세를 보였고 다양한 소비자 서비스, 레저용 제품 등이 가장 큰 폭 약세를 나타냈다.

한편 이날 인민은행은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4천530억 위안 규모로 매입했다.

◇ 홍콩 = 홍콩 증시는 중국 재개방 등으로 카지노 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했다.


항셍지수는 전장보다 340.84포인트(1.60%) 상승한 21,624.36에 거래를 마쳤고, H주는 124.44포인트(1.73%) 오른 7,313.73에 장을 마감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윈마카오(HKS:1128)와 샌즈차이나(HKS:1928) 등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간밤 미국에 상장된 카지노 기업 윈 리조츠(NAS:WYNN)가 시장예상치보다 높은 매출 10억달러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카지노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를 개선했다.

중국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조정된 점도 홍콩 증시를 지지했다.

◇ 일본 = 일본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통화긴축 장기화 우려에 소폭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 세계주가지수(화면번호 6511)에 따르면 이날 대형 수출주 중심인 닛케이225 지수는 전 영업일보다 22.11포인트(0.08%) 낮은 27,584.35에 거래를 마감했다.

도쿄증시 1부에 상장한 종목 주가를 모두 반영한 토픽스 지수는 1.03포인트(0.05%) 오른 1,985.00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개장 초반부터 약세로 출발했다. 지난밤 연준 당국자의 강경한 발언들이 전해지며 통화 긴축 장기화 우려를 키웠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 CFO 네트워크 서밋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몇 년간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간밤 구글 모기업 알파벳 주가가 7% 이상 빠진 것도 도쿄 시장에 부담을 줬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챗봇 바드가 앞서 공개된 광고에서 틀린 답변을 내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알파벳 주가 하락은 일본 내 반도체 제조업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지수는 장 후반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 속에 낙폭을 줄였다.

업종별로는 전력과 가스, 전기제품 등이 약세 분위기를 주도했다.

외환 시장에서 달러 지수는 0.24% 내린 103.24를 나타냈다.

한국 시각으로 오후 3시 10분 기준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0.18% 떨어진 13.1.18엔에 거래됐다.

◇ 대만 = 대만증시는 미국의 통화 긴축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재확산함에 따라 약보합 마감했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전장 대비 19.46포인트(0.12%) 내린 15,598.71에 장을 마쳤다.

가권지수는 하락 출발해 장중 낮은 변동성을 보이며 횡보했다.

연준 당국자의 발언이 시장의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됐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8일(현지시간) 열린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상당히 높기 때문에 더 많은 조치를 필요로 한다"고 발언했다.

월러 이사는 이어 "혹자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현재 시장의 분위기를 진단한 뒤 "그러나 나는 경제지표에서 급격한 하락 신호를 보지 못했다"고 말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시장은 특히 그가 "더 긴 싸움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는 점에 크게 반응했다.

해당 발언이 긴축 조기 중단 가능성 일축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탓이었다.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 0.25%P 인상을 결정하면서 금융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였지만, 이번 주 들어 정책 결정자들의 '매파' 발언이 연속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지다.

시장은 이제 내일 발표될 2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와 다음 주 예정된 연준 당국자들의 연설 일정을 주목하고 있다.

주요 업종 가운데 전자부품과 광전자가 각각 0.59%, 0.55%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오후 2시 59분 기준 달러-대만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1% 오른 30.029 대만달러에 거래됐다.

달러-대만달러 환율 상승은 달러 대비 대만달러 가치의 하락을 의미한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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