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김학성 기자 = 국내 주요 게임사가 지난해 대체로 개선된 실적을 올린 가운데 넷마블만이 홀로 웃지 못했다.

넷마블 신사옥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업비용 통제에 실패하며 매출보다 비용 증가 폭이 컸던 탓이다.

1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기업은 지난해 잠정 실적 발표를 마쳤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엔데믹 상황에도 성장세를 지켜냈다.

넥슨과 엔씨 모두 역대 최대 매출을 낸 데다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3%, 49% 늘었다.

넥슨은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히트2'가 흥행하고 스테디셀러인 '메이플스토리', '피파온라인4'도 꾸준한 성적을 냈다.

엔씨는 출시 1주년을 맞은 '리니지W'의 안정적인 실적에 힘입었다.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16%, 59% 늘었다.

반면 넷마블은 10년 만에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매출은 전년 대비 7% 증가한 2조6천734억원이었으나, 영업손실 1천44억원을 내며 10년 만에 연간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이는 영업비용을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해 매출보다 비용이 더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넷마블의 지난해 영업비용 증가율은 18%로 매출 증가 폭을 웃돌았다.

특히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넷마블의 인건비는 2021년 6천388억원에서 지난해 7천794억원으로 22% 늘었다.

마케팅비는 4천억원에서 5천243억원으로 31% 증가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엔씨는 지난해 마케팅비를 전년 대비 33% 감축하는 등 영업비용 증가를 최소화했다.

크래프톤도 주식보상비용을 대폭 줄이며 영업비용을 전년보다 11% 절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인건비 지출이 51% 급증했으나 지급수수료와 마케팅비를 각각 31%, 10% 줄이며 연간 영업비용 증가율을 한 자릿수로 묶어두는 데 성공했다.

경쟁사 대비 큰 지급수수료 비중도 넷마블의 발목을 잡았다.

넷마블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지급수수료 비중은 40%에 달한다.

모바일 게임 의존도가 90%가 넘어 구글, 애플 등 앱 마켓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금액이 많은 데다, '일곱 개의 대죄',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등 외부 지식재산(IP)에 기반한 게임의 수수료 지출이 컸다.

엔씨(29%), 크래프톤(29%), 카카오게임즈(33%)를 웃도는 수치다.

이에 넷마블은 비용 통제 의지를 거듭 밝혔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지난 9일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마케팅비는 예년 수준에서 더 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보다 타이트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인력도 철저히 통제할 계획이라 자연 감소분이 반영돼 지난해 4분기 대비 (인력이) 증가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넷마블이 단기간에 실적을 개선하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영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마케팅 비용 감축 수준에 따라 전반적 영업비용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며 "신작 출시 일정과 비용 구조를 고려할 때 영업수익성 개선은 올해 하반기 이후에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전 포인트는 올해 출시를 예고한 '신석기시대',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 '세븐나이츠 핑거' 등 자체 IP 기반 신작이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자체 IP 신작의 흥행 정도에 따라 추가적인 마진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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