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과 교육 패러다임 바꿔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한국은 이제 시간이 없다.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그동안 쌓아온 많은 것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을 떠난 존 리 전 대표가 CEO(최고경영자)로 활동한 지난 9년간의 세월과 경험을 정리하고 새로운 10년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책으로 정리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존 리 전 대표는 책 '존 리, 새로운 10년의 시작'을 출간했다.

그는 "이렇게 물러서기보다는 오히려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잘못된 편견, 경직된 문화와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무엇보다 9년 동안 몸과 마음을 바쳤던 나의 노력을 헛되이 하고 싶지 않았다"고 책 집필 이유를 설명한다.

존 리 전 대표는 한국과 미국, 전 세계 선진 금융시장에서 보고 듣고 경험하며 깨달은 가치투자 철학과 투자원칙은 여전히 유효함을 강조하고, 무엇보다 한국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넘어서는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파괴가 절실함을 뼈아프게 꼬집는다.

그리고 향후 100년 이상 한국을 먹여 살릴 수 있는 K 금융의 미래를 위한 방법과 실천도 책에 담았다.

그는 "미래에는 아시아가 세계 경제 시장의 중심이 될 것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이 아시아의 경제 중심, 금융의 핵이 되어야 한다"며 "바로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방법은 금융 강국이 되는 데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월가의 스타 펀드매니저로 명성을 쌓던 그는 지난 2014년 메리츠자산운용의 CEO가 돼 고국으로 돌아온다.

그 후 10여 년 만에 대한민국 자산운용의 체질을 개선하고, 자본시장의 흐름을 '부동산'에서 '금융'으로 뒤바꾸는 데 일조한다.

이 책에서 존 리는 토종 한인이 월가의 스타 펀드매니저에서 국내 자산운용사의 CEO가 돼 한국의 금융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행한 그간의 노력을 솔직하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그는 상명하복의 권위적인 문화, 서열 중시의 수직적인 문화, 항상 남과 비교하는 문화, 질문하지 않는 문화에 숨이 막혔다고 한다.

이런 경직성과 편견들이 대한민국의 질적인 성장을 가로막고 기업의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보았고, CEO로 있던 회사의 체질부터 개선해 나갔다.

또, 그가 주목한 것은 교육제도와 금융에 대한 인식이다.

존 리 전 대표는 "교육제도가 바뀌면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저출산과 노인 빈곤을 해결할 수 있다"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선 시험을 없애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믿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숫자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국 사회가 다양성과 포용성을 갖출 수 있다는 게 존 리 전 대표의 생각이다.

존 전 대표는 "금융업을 여전히 제조업을 뒷받침하는 산업으로 여기는 분위기, 금융으로 번 돈을 불로소득으로 치부하는 점 등도 고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나라치고 국가경쟁력이 약한 나라가 없다고 말한다.

금융업의 성장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조건으로 금융 인재의 육성과 규제 완화를 꼽았다.

무한경쟁의 암울한 현실에서 가혹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라는 우리나라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경제적 독립과 더불어 부자의 삶을 실현하는 행복을 선사하고 싶은 꿈을 꾼다고 말한다.

그것을 위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교육 주식강연을 지속해서 그리고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주부들의 금융교육도 더욱 전문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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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3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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