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내달 1일로 다가온 쿠팡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큰손들이 베팅에 나섰다.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걸린 쿠팡 현수막과 태극기
[쿠팡 제공]

세계 최대의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분을 대거 늘렸고, 투자액 '반 토막'을 경험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도 손실 회복을 위한 '물타기'에 나섰다.

1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블랙록은 지난해 4분기 쿠팡 주식을 약 705만주 매수했다.

이번 매수로 블랙록이 보유한 쿠팡 주식 수는 약 998만주로 2.4배가량 늘었다.

전체 보유 지분의 가치는 전일 종가 기준 약 1억5천500만달러(약 1천999억원)에 이른다.

블랙록은 현재 쿠팡 최대 주주인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대표이사가 쿠팡에 투자하기 이전인 2014년 쿠팡에 3억달러를 투자한 초기 투자기관 중 한 곳이다.

월가의 유명한 헤지펀드이자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도 지난해 4분기 쿠팡 주식 약 292만주를 사들이며 쿠팡 투자자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는 테슬라에 대한 초기 투자로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쿠팡 투자로 손실을 본 주요 연기금들도 추가 매수로 손실 회복을 도모하고 있다.

MIT는 지난해 4분기 쿠팡 주식 약 469만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에 따라 MIT가 보유한 쿠팡 주식 수는 약 2천870만주로 19.5% 증가했다.

지분 가치는 4억4천600만달러(약 5천730억원)에 이른다.

MIT는 그간 쿠팡 투자로 대규모 평가손을 내왔다.

2021년 4분기 처음으로 쿠팡에 투자하면서 약 1천620만주를 매수했다.

2021년 4분기 말 기준 MIT의 쿠팡 지분 가치는 4억7천590만달러였다.

이후 지난해 1분기 쿠팡 주가가 급락하는 와중에 MIT는 '물타기'에 나섰고 쿠팡 주식을 약 780만주나 추가로 매입했다.

지난해 1분기 말엔 총 보유 주식 수가 2천401만주로 4분기 말 대비 50% 가까이 증가했다.

그런데도 지난해 1분기 말 MIT의 쿠팡 지분은 가치가 4억2천457만달러로, 약 5천100만달러 줄어들었다.

MIT가 저가 매수로 지분을 대폭 늘렸음에도 쿠팡의 주가가 계속 밀리면서 손실폭만 확대된 것이다.

MIT는 이에 지난해 2~3분기에는 저가 매수를 중단했다.

그러나 쿠팡이 로켓배송을 시작한 지 8년 만에 흑자를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해 4분기 다시 쿠팡 주식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주요 연기금 중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도 지난해 4분기 쿠팡 주식을 55만주 사들이며 보유 규모를 46.1% 늘렸다.

반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쿠팡 지분을 3천500만주 내다 팔았다.

이번 매도는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4분기 59억달러(약 7조4천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악화하자 보유 자산 매각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쿠팡은 한국 시각으로 내달 1일 새벽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어 오전 7시30분 실적 발표 콘퍼런스를 진행한다.

로켓배송 도입 이후 8년 만에 분기 영업 흑자를 거둔 쿠팡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을지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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