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주주친화 강조해 인수전 명분 쌓기…SM 내부 반발도 고려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 지위를 차지한 하이브가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진 후보군을 추천했다.

하이브, SM 최대 주주 등극
[출처 : 연합뉴스 자료 사진]

하이브 측이 제시한 이사진 후보는 엔터테인먼트 전문가 없이 경영·법률 전문가 등 주주 친화적인 거버넌스 관리에 앞장설 인물들로 채워졌다.

하이브는 이사 후보를 선 제안해, SM엔터테인먼트의 거버넌스를 문제 삼은 얼라인파트너스와 그에 호응한 현 SM엔터 경영진에게서 '오너 리스크 개혁'이라는 명분을 가져가는 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가 제안한 SM엔터테인먼트 이사 후보 7인의 명단이 공개됐다.

이재상 하이브아메리카 대표와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률책임자(CLO),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 등 3명이 사내이사 후보에 포함됐다.

여기에 사외이사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 홍순만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UNEP) 금융이니셔티브 한국대표를 추천했다.

기타 비상무이사로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파트너가 명단에 올랐다.

앞서 업계의 예상과는 다르게 방시혁 의장, 민희진 대표 등 하이브 측의 엔터테인먼트 수장들은 이사회 추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거버넌스 개혁, 주주 친화적 경영의 전문가로 나설 수 있는 인물이 투입됐다.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는 2021년 하이브의 이타카 홀딩스 인수를 총괄한 인물이다.

이재상 대표는 이후 미국으로 이동해 하이브 한국 본사와 하이브 아메리카의 사업 연계와 통합 실무를 이끌어왔다.

하이브의 SM엔터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양사의 사업 시너지를 키우는 데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 대표는 2020년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혔던 하이브(당시 빅히트)의 상장 당시 사내에서 전사 성장 전략을 총괄한 바 있다.

현재 하이브의 강점이자 SM 3.0 전략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멀티 레이블 사업구조를 안착시킨 인물이 바로 이재상 대표다.

김앤장 변호사 출신의 정진수 CLO는 2011년 엔씨소프트의 초대 최고법률책임자로 이동했다.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COO를 맡아 법무·감사·대관 등 경영 전반을 총괄했다.

통상 게임사의 흥행 타이틀을 만들어낸 개발자가 승진에서 우대를 받아온 게임업계의 관행을 고려할 때, 당시 정진수 수석부사장이 10여 년간 주요 보직을 맡았던 점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정진수 CLO는 지난해 하이브로 이동했으며, 이후 법무 조직과 뮤직라이츠 권리에 대한 관리를 총괄 중이다.

이진화 경영기획실장은 SM컬처앤콘텐츠 광고사업실장 출신이다.

다양한 IP·콘텐츠 기업에서 KPI 및 재무성과 관리, 거래구조 효율화, 컴플라이언스 업무들을 수행했다.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을 받아 SM엔터의 1대 주주로 올라섰지만, '이수만의 백기사'가 아닌 SM엔터의 오너 리스크를 해소할 '합리적인 경영자'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엔터테인먼트 전문가를 이사회 멤버로 추천하지 않으면서, 하이브에 대한 SM엔터 내부 임직원의 반발심도 일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 인수 계약을 맺은 후 SM엔터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회사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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