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송하린 한상민 기자 = 금융당국이 은행 고유 업무인 지급결제·외환·대출 등 분야의 빗장을 제2금융권에도 열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증권사 대표이사(CEO)들이 기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일 금융투자협회에서 14개 증권사 CEO와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신영증권, BNK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SK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 14개 증권사 CEO가 참석했다.

증권사 CEO들은 지급결제를 포함해 은행 고유 업무들을 세분화해 인가하는 '스몰 라이선스' 제도 도입 검토를 환영했다.

증권사 한 CEO는 "(스몰 라이선스 등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중에서도 법인 지급결제 허용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다.

서유석 금투협회장은 "증권사가 그동안 분담금도 4천억원 가까이 내고 있는데 개인만 허용하고 법인은 허용이 안 되고 있다"며 "국민 효용 증진 차원에서 농협, 신협, 새마을금고도 다 하는 업무를 자본금과 네트워크가 갖춰진 대형 증권사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법인 지급결제 허용은 지난 2007년부터 은행과 비은행 업권이 줄다리기를 해온 갈등 요소다. 당시 금융당국은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육성하겠다며 검토했지만, 은행권의 반발에 결론을 내지 못했다.

법인 지급결제가 허용되면 증권사 입장에서는 급여통장이 증권사 퇴직연금 시장으로 유입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법인 고객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어 기업금융(IB)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

증권사 비즈니스 측면에서 가장 필요한 진입 영역은 '대출'이라고도 설명했다.

증권사 다른 CEO는 "대출 쪽을 좀 더 허용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대출 업무가 가능해지면 증권사는 IB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외환 업무범위 확대 필요성도 나왔다.

증권사 대표들은 "은행과의 경쟁 촉진과 금융소비자의 선택권 제고를 위해 법인 지급결제 허용 및 외환 업무범위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은행지주계 증권사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은행계 증권사 한 CEO는 "(은행업 진출 길이 열렸더라도) 금융그룹 내 은행이 있기 때문에 아직은 고민을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언하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3.2 mj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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