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1조 펀드' 에셋코리아리치투게더를 운용했던 최광욱 대표가 공모펀드 시장에 복귀했다. 한동안 사모펀드 시장에서 블랙홀처럼 자금을 흡수하던 그가 이제는 노후 자금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새로운 공모 펀드를 출시했다.

최광욱 더제이자산운용 대표이사(CIO)는 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나의 공모펀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려 한다"며 "손주에게 물려줘도 좋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자신이 은퇴하기 전까지 책임지고 운용할 펀드로 최근 '더제이 더행복코리아증권펀드'를 출시했다. 고액자산가의 자금을 굴려주던 사모운용사로 시작한 더제이자산운용이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공모펀드다.

최근 펀드 설명회가 열린 지점에는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가득했다. 그곳에서 최 대표는 손주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펀드라며 새로 출시한 펀드를 소개했다고 한다.

그는 "이 펀드의 타깃은 공격적인 '롱 온니' 전략을 구사하는 주식형 공모펀드를 판매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투자자층"이라며 "먼 미래 파격적인 수익보단 당장 안정적으로 보유자산을 지켜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지금까지 시중에 나온 공모펀드는 펀드 매니저가 자주 교체되면서 꾸준한 장기성과는 내지 못했다. 실망한 투자자들은 공모펀드 시장에서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고, 그 결과 공모펀드 시장은 국내 액티브 주식형 기준 100조원대 규모에서 15조원대로 급격히 작아졌다.

반면 더제이자산운용이 출시한 첫 공모펀드는 최 대표가 직접 운용한다.

최 대표는 "부진한 장기 성과의 원인은 잦은 펀드 매니저들의 교체·이탈과 유행에 맞춰서 백화점식으로 펀드를 쏟아내며 책임과 역량이 분산된 탓"이라고 진단하며 "더제이자산운용은 하나의 공모펀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책임과 정성을 다할 것이며, 오너십을 가진 대표이사가 운용하는 만큼 펀드 매니저 이탈 우려에서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의 운용 역량은 공·사모시장에서 모두 입증됐다.

1970년생인 최 대표는 1999년부터 2016년까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몸담으며 최우수 펀드매니저로 선정된 경력이 있다. 가치투자로 유명한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서 CIO로 있으면서 공모펀드인 '에셋코리아리치투게더'를 1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펀드로 성장시켰고 코스피 대비 7배 달하는 운용 성과를 기록했다.

최 대표가 지난 2016년 이재현 대표와 함께 설립한 사모운용사인 제이앤제이자산운용(현 더제이자산운용)은 연기금·기관 자금을 3조원 이상 운용하고 있다.

펀드 매니저로서 최 대표가 가장 중시하는 투자철학은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1등 기업'을 선별하는 일이다. 그가 생각하는 1등 기업은 미래 기업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회사다.

최 대표는 "전 세계 1등 휴대폰 회사였던 노키아와 1등 필름 회사였던 코닥은 기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해서 전락한 사례"라며 "반면 포스코는 전통적인 철강업에 머물러 있지 않고 2차전지 등 친환경 소재 전문 그룹으로 변신하면서 철강업종 내에서도 차별화된 주가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바라보는 코스피는 5,000선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된다는 전제에서다. 코스피가 2,400선 안팎을 오가는 현 상황에서 5,000선을 바라본다는 건 그만큼 장기투자를 지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MSCI 선진국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이 MSCI 이머징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보다 훨씬 크다"며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5%만 편입된다고 하더라도 MSCI 이머징 지수에서 13% 차지하는 현재보다 수급이 크게 늘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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