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 최대 비트코인 펀드를 보유한 가상화폐 투자운용사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재판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투자신탁(GBTC) 가격이 13%가량 급등했다.

7일(현지시간) 배런스에 따르면 이날 열린 미국 컬럼비아 특별구 항소 법원 구두 변론에서 판사들은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투자신탁의 상장지수펀드(ETF) 전환을 허용하지 않은 SEC의 결정과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지난해 그레이스케일은 SEC가 투자신탁의 ETF 신청을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SEC는 이미 프로셰어즈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AMS:BITO)와 같이 비트코인 선물을 보유하는 ETF를 승인했으나, 비트코인 현물을 직접 보유하는 그레이스케일의 ETF 신청을 거부했다.

구두 변론 직후 GBTC는 비트코인 자체 가격의 변동이 없었음에도 13%까지 급등했다.

SEC는 그동안 수 건의 비트코인 ETF 신청을 거부하면서 플랫폼에 사기와 조작을 감지할 수 있는 적절한 감시 기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스케일은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을 결정하는 만큼 선물과 현물시장을 구분하는 것은 차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소송에서 그레이스케일을 대변한 오바마 행정부의 전 법무장관 출신 도널드 베릴리 변호사는 "현물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선물 펀드는 사기 및 조작 위험이 똑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변론에서 판사들은 SEC에게 현물과 선물 시장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레이스케일이 현물 비트코인을 감시하는 데 충분한 대리인인지 증명하기 위해 정확히 어떤 데이터를 제시하기를 원하는지 질문했다.

네오미 라오 판사는 "SEC가 선물 ETF를 승인할 때 이미 두 시장의 관계를 인식하고, 선물의 기초가 되는 현물시장의 사기 및 조작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SEC를 대변한 에밀리 트루 파리스 변호사는 "선물 시장에 대한 감시가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기 전에 선물 시장의 사기 및 조작이 현물시장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 데이터를 볼 필요가 있었다"며 "그 부분이 빠진 것"이라고 변론했다.

이번 구두 변론 이후 법원은 빠르면 올해 여름에 판결을 할 수 있지만, 그레이스케일 경영진은 가을에 판결이 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답했다.

이번 소송은 GBT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중요한 이벤트다.

현재 GBTC는 폐쇄형 펀드처럼 거래되고 있어 실제 비트코인 가격과 큰 편차를 보일 위험이 있다. 그러나 이 펀드가 ETF가 되면 할인이 종료되면서 약 59억 달러의 가치가 펀드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

또한, 비슷한 상품을 출시하려다 실패한 다른 펀드 회사들도 ETF 신청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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