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가 우리나라 국채에 투자해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인플레이션 장세에서 마이너스(-)를 벗어나진 못했지만 투자 비중이 컸던 주요국 채권 대비 수익률은 높았다.

◇ 주요 채권 중 두 번째로 높은 원화채 투자 수익률

8일 노르웨이국부펀드의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는 지난해 원화채 투자를 통해 -5.2% 수익률을 거뒀다.

환율 변화까지 고려한 국제통화 기준 수익률로, 싱가포르 달러 표시 채권(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투자 시점에 따라 판단은 달라지지만 지난해 환율을 고려한 국고채의 약세 폭이 주요국 대비 가파르지 않았던 셈이다.

영국 파운드화 표시 채권 투자 수익률은 -29.9% 수준까지 추락했고, 유로화와 엔화 채권 투자 수익률은 각각 -17.3%와 -12.3%를 나타냈다.

펀드가 지난해 채권 투자에서 거둔 전체 수익률은 -12.1%(국제통화 기준)를 기록했다.

펀드는 벤치마크를 0.44%P 상회했다며 급격한 금리 상승기에 듀레이션을 짧게 잡은 점이 상대적 성과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신흥국 국채와 회사채 투자도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았다.

보유 규모가 큰 국가별 채권 수익률
노르웨이국부펀드


◇ 원화채 얼마나 들고 있나

펀드가 보유한 원화채 규모는 소폭 줄었지만, 축소 폭이 크지 않았다.

작년 말 펀드가 보유한 원화채 규모는 약 205억크로네(2조5천여억원)로 추정된다.

펀드의 시장가치에다 채권 비중(27.5%)과 그중 원화채 투자 비중(0.6%)을 곱해 추산한 결과다.

작년 상반기 말(213억6천600만크로네)보다는 8억6천600만크로네(1천66억원가량) 줄어드는 데 그쳤다.

펀드는 2021년 말 원화채를 모두 처분했다가 작년 상반기 원화채를 다시 사들이며 서울 채권시장에 돌아왔다.

지난 2020년 한때 상반기 펀드가 보유한 원화채 규모는 617억크로네(약 7조6천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채권 투자 비중은 소폭 늘리고 대신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 주식 투자 수익률은 -15.36%로, 채권 투자 수익률을 밑돌았다.

◇ 한미 기준금리 격차에 따른 자본이탈 우려 과도 분석도

노르웨이 국부펀드 보고서 등을 통해 보면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에 따른 채권 자금 유출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대표적 글로벌 장기 투자자로 꼽히는데 이들 채권 투자금이 유지되고 있어서다. 작년 말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는 125bp 수준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보고서에 나타났듯이 글로벌 투자자의 다른 국가 채권 투자 수익률에는 채권 금리뿐만 아니라 표시 통화의 성과도 같이 반영된다. 금리 차만으로 자본이 움직일 가능성은 크지 않은 셈이다.

또 캐리가 낮더라도 금리인하 등에 따른 자본이익 가능성이 크다면 이는 글로벌 투자자한테 매수 매력으로 다가오게 된다.

다만 달러 대비 원화의 약세가 유독 심하다면 이는 원화채 투자를 꺼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한미 간 금리 격차만으로 자본이 이탈하지 않는다는 것은 대부분이 공감하는 사실이다"며 "다만 향후 양국 간 인상 속도에 대한 기대 등이 빠르게 벌어져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 때문에 경계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자산별 투자 비중
노르웨이국부펀드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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