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연초효과에 힘입어 숨 가쁘게 발행 물량을 늘려온 회사채 시장이 이달 중순까지 잠시 휴식기를 갖는다.

회사채·단기금융시장 및 부동산 PF 리스크 점검 회의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만 3월 말 이후 회사채 발행을 고려하는 기업들은 연초와 같은 우호적인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10일 연합인포맥스의 일자별 신규종목 현황(화면번호 4204)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올해 회사채 발행 총액은 30조1천452억원이다.

ABS, 주식관련사채 등이 포함된 수치로, 일반 회사채 발행량은 22조5천46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시장에 쏟아진 일반 회사채 물량이 53%나 급증한 셈인데, 지난해 하반기 회사채 발행이 어려웠던 기업들이 연초 이후 시장에 온기가 돌자 앞다투어 발행량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크레디트 스프레드 역시 큰 폭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12월 초 SK그룹을 필두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재개한 후, 국고채 3년물과 AA-급 회사채 간 스프레드 차이는 175.8bp에서 68.3bp까지 빠르게 줄었다.

연초 발행에 나섰던 기업들은 2년물·3년물 등에서 개별민평금리 대비 두자릿수 언더 발행에 성공하면서 우호적인 금리에 자금 조달을 이어왔다.

다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 데다, 채권 시장 관련 자금도 줄어들면서 3월 이후로는 회사채가 약세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에는 지난해와 달리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로 채권관련자금 재유입이 큰 규모로 이뤄졌다"며 "당시 단기자금 쪽에서도 재유입 규모가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월 중순 이후 다시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회사채 3년물 금리와 CP 3개월 금리의 역전 현상이 해소되는 등 단기금리의 투자 매력이 크게 하락했다"며 "2월 들어 채권관련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있어, 올해 3월 단기자금 유출에 따른 크레디트 스프레드 확대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연초 채권형 펀드의 자금 유입이 머니마켓펀드(MMF) 유입량을 큰 폭 뛰어넘었던 것과 비교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올해 초에는 MMF의 자금이 채권형펀드 자금량을 압도했다.

이달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7개 기업 중에서도 현대차증권과 삼척블루파워는 투자수요를 채우지 못했으며, 연초 회사채를 발행한 대부분의 기업이 조단위 매수 주문을 받았던 것과 비교해 주문량 역시 크게 줄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이 재개될 시점에 미국과 국내에서 긴축 기조와 관련한 어떤 사인이 나올지가 중요하다"며 "이달 진행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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