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이 급등했다.

2년물 미 국채수익률 일별 차트
연합인포맥스

미국 2월 비농업 고용지표 결과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대가 완화된 가운데 실리콘밸리 뱅크(SVB) 파산 여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퍼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매수세가 집중됐다.

2년물 미 국채수익률과 10년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일제히 20bp 가까이 레벨을 낮췄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10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3시 기준보다 21.90bp 급락한 3.701%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보다 29.00bp 내린 4.594%였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17.60bp 하락한 3.696%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거래일 -96.4bp에서 -89.3bp로 마이너스폭이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채권시장은 2월 비농업 고용지표와 SVB 파산 여파에 주목했다.

2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1월보다 완화되고 실업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국채수익률은 하락했다.

고용시장이 너무 과열돼 있을 경우 미 연준이 3월에 50bp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2월 지표가 1월보다 완화되면서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졌다.

2월 비농업 고용은 31만1천명 증가해 1월보다 증가폭이 감소했다.

1월 수치는 50만4천명으로 하향 수정됐다.

실업률은 3.6%로 전월 3.4%보다 올랐다.

1월에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고용지표가 30만명대로 증가세를 낮추고, 실업률이 약간 올라간 점은 어느 정도 고용시장의 과열이 가라앉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예상보다 강한 경제지표에 금리인상 속도를 다시 키워야 할지를 고민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운신의 폭을 넓혀준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완화된다면 굳이 50bp로 금리인상폭을 키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금리인상 속도를 25bp로 줄인 상황에서 인상폭을 재가속하는 것이 실수를 확인하는 셈이라는 지적도 일부 누그러질 수 있다.

2월 고용 지표에서 임금은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폭은 전월 0.3%에 비해 완화됐다.

2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08달러(0.24%) 오른 33.09달러를 기록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4.62% 올랐다.

이처럼 고용지표 완화에 미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 기대가 약해지면서 미 국채수익률은 하락했다.

이날 SVB 파산 소식은 채권 매수세를 부추겼다.

주식시장에서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커졌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SVB의 파산 절차에 돌입하면서 예금자 보호 조치를 시행한다는 소식에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졌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라는 점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불안에 시달렸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른 채권 매수세가 더해지면서 미 국채수익률은 20bp 가까이 하락폭을 키웠다.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장중 3.68%까지 저점을 낮췄다.

2년물 수익률은 이번주에 한때 5%를 웃돌았으나 이날 4.56%까지 급락했다.

30년물 미 국채수익률 역시 3.68%대로 떨어졌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은 3월 미 연준의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62.7%로, 50bp 인상 가능성을 37.3%로 반영했다.

전일 50bp 인상 가능성이 60%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날은 20bp 전망 쪽으로 더 기울었다.

시장 참가자들은 고용지표를 확인한 후 인플레이션도 확인해야 하는 만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2월에 고용지표가 31만1천명 증가한 것은 1월에 50만4천명 증가한 것이 단지 계절적 요인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준다"며 "그러나 실업률이 오르고, 평균 시간당 소득이 0.2% 소폭 증가한 점은 연준에 어느 정도 위안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CE는 "연준이 이번 달에 25bp나 50bp 금리 인상을 할지에 대한 논쟁은 2월 CPI 보고서에 달려있다"며 "여전히 연준이 25bp 인상을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제롬 파월 의장의 매파적 증언으로 매우 아슬아슬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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