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 역량 활용에서 차별화 도모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국내 보험사 기반의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인 한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한화리츠)와 삼성에프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삼성FN리츠)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부동산 시장 내 유동성 확보 여부를 두고 의구심이 커지고 있지만, 스폰서 리츠로서 그룹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가오는 '킥스'에 리츠로 대비하는 보험사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리츠는 이달 말, 삼성FN리츠는 내달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두 그룹사는 추후 도입될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에 대응하고자 작년부터 리츠 상장을 준비해왔다.

킥스가 도입된다면 보험사는 부동산을 직접 소유하는 게 불리하다. 부동산 자산 위험계수가 올라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준비해야 하는 적립금 부담이 이전보다 커지기 때문이다.

그 대안으로 부상한 게 리츠다. 리츠로 부동산 자산을 간접 보유한다면 부담을 줄이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룹 스폰서형 오피스 리츠들…'배당이냐 자산가치 상승이냐'

두 리츠 모두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준비해 비슷한 구석이 많다.

우선 그룹사가 주요 임차인이라는 점에서 안정성이 높다.

한화리츠는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과 수도권 내 한화생명보험 사옥 4곳 등의 오피스 자산을 갖고 있다. 한화그룹 계열사가 편입 자산의 68%가량을 임차하고 있다.

삼성FN리츠도 강남권 대치타워와 시청역 인근 에스원빌딩이라는 오피스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대치타워의 63%가 삼성생명보험이 임차하고 있으며, 에스원빌딩 역시 그룹 계열사인 에스원이 100% 임차하고 있다.

리파이낸싱에 대비해 변동금리 형식으로 조달한 점도 공통점 중 하나다. 추후 금리 인하기에 그만큼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이외에도 그룹 자산에 대한 우선매수협상권을 바탕으로 꾸준히 자산을 편입할 계획이라고 두 리츠는 밝혔다.

큰 틀에서는 비슷하나, 수익 구현 방식에서 두 리츠는 사뭇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한화리츠는 여타 리츠보다 높은 배당률을 제시했다. 5개년 연평균 목표 배당 수익률은 6.85%로 여타 리츠의 연 배당률이 3~6%라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삼성FN리츠의 목표 배당 수익률은 연평균 5.6%로 상대적으로 낮다. 대신, 주변 입지 개발 계획으로 자산가치 상승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SVB에 흔들리는 리츠 투심…그룹사 역량 동원은 긍정적

여전히 높은 금리, SVB 파산 등의 여파로 부동산 투자심리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리츠 약세 요인으로 꼽혔다.

SVB 파산으로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유동성이다. SVB 역시 금리 인상기에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해 파산했듯, 부동산 시장 역시 금리에 취약하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좀 더 주목할 수 있다.

SVB 파산으로 경기 침체의 골까지 깊어졌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금리가 다시 오르기 시작해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가 꺾였다"며 "현재 경기가 좋지 않아 다시 금리가 하락해도 투자 심리가 회복될지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룹 스폰서 리츠 특성상 그룹 역량을 동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나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츠 투자에서) 그룹 내 재정지원을 동원할 수 있는 지도 투자자들은 살펴볼 것"이라면서 "올해의 경우 비우량 리츠와 우량 리츠 간 차별화가 일어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리콘밸리 은행 본사에 있는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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