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 당국이 최근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예금자들을 구제한 것이 향후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에 대한 인센티브를 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이타마르 드렉슬러 와튼 교수는 인터뷰에서 "당국의 개입이 금융시장 충격을 줄였지만, 여전히 잠재적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당국에서는 SVB와 시그니처은행을 예외적 사례라고 생각하고, 다른 은행들에는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이는 예금자 보호 범위를 넘는 예금을 들고 있는 고객들에게 뱅크런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고, 더 많은 뱅크런을 촉발할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드렉슬러 교수는 아울러 이번 사태가 비보호 예금 비중이 높은 다른 은행으로도 전이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SVB 이전까지만 해도 예금자들은 은행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예금을 빼내서 다른 은행으로 옮길만한 이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드렉슬러 교수는 기업어음이나 현금 형태로 받은 예금을 주택저당증권(MBS) 같이 장기의 고정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특히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SVB의 붕괴가 시작된 방식으로, 지난주 SVB는 예금을 돌려주기 위한 채권 매각으로 18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SVB는 1982년 설립된 기술기업 중심의 은행으로, 지난 9일 고객들의 예금 인출로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보유한 만기 전 채권을 급하게 매각해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증자에 나섰으나 주가가 그날 하루에만 60% 이상 폭락해 결국 자금조달에 실패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SVB 파산의 여파 확산을 막기 위해 공동성명을 내고 SVB의 고객 예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 없이 전액 보증하기로 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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