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 3년 금리, 2008년 이후 최대 일일 낙폭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소식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008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외국인, 은행, 보험, 개인 등은 일제히 단기 국채선물을 매수했다. 그러나 증권만 3년물 국채 선물 매도했으며 특히 그 규모가 9개월 새 최대로 집계돼 그 이유에 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외국인·은행·보험·개인 다 사는데…증권만 독야청청 순매도

14일 연합인포맥스 국채선물 투자자 추이(화면번호 3881)에 따르면 증권은 전날 3년 만기 국채선물(KTB)을 1만4천467계약 순매도했다. 이들은 개장 때 순매수세를 보였으나 오전 11시경부터 매도세로 돌아섰으며 장 마감까지 꾸준히 매도 규모를 확대했다. 증권이 이날 하루 동안 순매도한 규모는 지난 2022년 6월 20일 이후 약 9개월 새 최대 수준이다.

이는 다른 주체들과 비교되는 움직임이다. 외국인, 은행, 보험, 개인 등이 일제히 3년 국채 선물 매수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지난 2월부터 꾸준히 국채 3년 선물을 매도해왔으나 이날은 5천800여 계약 순매수했다. 지난 1월 이후 최대규모다. 보험도 이날 약 1년 새 최대규모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13일 투자주체별 3년 국채선물 매수, 매도 추이

 

 


전날 KTB는 장중 최고 87틱 뛰어 104.49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날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인 3.5%를 밑도는 3.432%에 최종호가 됐다. 10일 최종 호가와 비교하면 26.7bp 내렸는데 이는 2008년 12월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이처럼 하루 만에 급락한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SVB 파산 소식 때문이다. SVB사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이번 달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한국시간 14일 오전 8시 기준 32.1%까지 치솟았다. 지난 10일만 해도 금리 동결 가능성은 0%였다.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 자체가 변화하면서 국고채 금리가 급락하고 다들 국채선물을 매수에 나설 때 증권만 매도한 것이다.


◇ 국채 입찰·차익실현·물가 우려…다양한 원인 지목돼

시장 참가자들은 국고채 3년 물 입찰, 차익 실현, 시장에 대한 경계심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A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지난 13일에 국채 3년물 입찰이 있었다"면서 "현물을 입찰받으면서 선물 매수포지션을 일부 정리한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B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국채 3년물 입찰 영향도 있지만 매도 규모를 고려했을 때 이것만이 이유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일부 증권사는 기존 포지션의 일부 수익을 확정하기 위해 매도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증권은 지난 2월 초부터 3년 국채선물을 약 6만 계약 순매수한 바 있다.

이 운용역은 "이외에 국채선물이 과하게 강해지면 올 만큼 왔다는 인식으로 숏으로 대응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그는 "양적완화 가능성을 생각하면 금리가 더 내려가도 이상할 것이 없지만 당장 당면한 과제가 인플레이션이 우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되돌림을 우려한 이러한 반응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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