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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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금융투자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서 전일 열린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의 기조 발표자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었다.

협회장이 세미나의 기조 발표를 하는 것도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이제 취임 후 두달여가 지난 만큼 이번 기조 발표를 통해 앞으로 금융투자협회가 추구할 정책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글로벌 투자그룹'으로서 고객의 성공적 자산운용과 평안한 노후를 위해 기여한다는 비전을 가진 미래에셋그룹 출신인 서 회장의 발표에는 금융투자업의 글로벌 진출을 바라는 절박함이 묻어있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서 회장은 금융투자업의 글로벌 영역 확대를 강조했다.

특히, 10년 내 아시아 톱3 증권회사의 탄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간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 제도 도입과, IB부문의 수익성 확대, 해외 비즈니스 수익성 개선 등 괄목할 만한 외형적 성장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실제 국내 주요 증권회사의 자기자본은 지난 2008년 35조3천억원에서 작년 3분기 기준 80조2천억원으로 127% 증가했다.

증권회사 순이익도 2008년 1조8천억원에서 2021년 9조원으로 4배 늘었고 IB 업무 비중은 7.5%에서 29.3%로 급증했다.

해외법인 순이익은 2015년 약 200억원 수준에서 지난 2021년에는 약 3천700억원으로 1천800% 급증했다.

그는 "해외 진출 증권사는 과거 연락사무소 수준의 역할에서 벗어나 현지화와 글로벌비즈니스를 시작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며 "브로커리지 현지화 및 플랫폼 수출 글로벌 IB 영역 확대 아시아권 현지 증권사 인수, 거래 플랫폼 수출, IB 주간사 업무 수행 등 아시아권 내에서는 점차 입지를 다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 회장은 이러한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예금 중심의 가계 금융자산 구조와 글로벌 경쟁력 부족, 낡은 자본시장 인프라와 규제 등 한계 요인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많이 증가했으나, 아시아 지역 내에서도 존재감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아시아권 IB 리그테이블 20위권 내 국내사는 전무하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글로벌 영역 확대와 뉴노멀 대응을 통한 금융투자업이 추진해야 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선, 증권회사의 해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건전성 규제(NCR) 합리화 등 해외 진출 관련 규제 개선과 기업 성장 집합투자 기구(BDC) 도입, ESG 대응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국민연금, 산업은행 등과 초대형 IB간 해외프로젝트 컨소시엄 운영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 외에도 '연금 자산관리 활성화를 통한 국민 노후 준비 지원, 공모펀드 경쟁력 강화와 사모펀드 성장 지원, 대체거래소(ATS) 인가 등 K-자본시장의 질적 업그레이드 등도 언급했다.

서 회장은 "사모펀드 등 사고를 거치면서 불완전 판매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며 "각 주체가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투자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 보호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협회 관계자는 "협회장이 이번 발표를 준비하면서 향후 금투협이 추구할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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