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 은행의 파산 이후 중형은행과 관련된 여러 가지 자체 규정을 재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준은 현재 대형은행에만 적용되는 엄격한 규칙을 중형은행으로 잠재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규제 당국의 동향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연준이 중형은행에 대한 연례 스트레스 테스트를 강화하는 조치뿐만 아니라 더 엄격한 자본 및 유동성 요건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자산 규모가 1천억~2천500억 달러 사이에 있는 중형은행은 이 규칙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최근 두 대출기관의 붕괴 이후 더 강력한 기준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금융위기 당시에도 연준 등 규제당국은 은행에 새로운 규제를 부과한 바 있으나 2018년 의원들의 주도로 자산이 2천500억 달러가 넘는 기업에만 해당 규제가 적용되도록 기준이 바뀌었다.

연준이 이번에 규정을 재고하면서 다시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할 수 있는 셈이다.

연준은 이미 연준 내 은행 감독 책임자인 마이클 바의 주도로 여러 규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주말 은행 위기로 검토의 일부를 재고하고 소규모 은행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바 책임자는 과거 다양한 규모와 유형의 기관을 포함해 금융시스템 전반에 위험이 누적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이 규칙은 시스템적으로 가장 중요한 소수의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며 "가장 큰 소수의 금융회사에만 집중하고 시스템 내 다른 곳의 위험을 무시하는 것은 거시적 건전성 감독과 정반대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WSJ은 "앞으로 몇 달간 연준은 더 많은 은행에 규제 자본 중 일부 증권에 대한 미실현 손익을 표시하도록 요구하는 변경 사항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조치는 은행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척도인 규제 자본 비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연준이 현재 검토 중인 변경 사항이 더 일찍 시작됐다면 SVB 파산 전 자금을 더 빨리 조달하거나 익스포저 관리 방식을 조정해야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규제당국은 지난 10월 2천500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보유한 기업은 자체 파산 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장기 부채를 조달하도록 했는데, 현재 이 기준을 그 이하 은행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장기 부채 요건은 연준이 '글로벌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으로 간주하는 은행에만 적용된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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