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크레디스위스(CS)와 UBS의 합병 과정에서 CS의 신종 자본증권인 '기타기본자본채권(AT1:additional tier 1 bond)'이 상각 처리되면서 은행들이 발행한 우발전환사채(contingent capital bond/CoCos 코코스)의 가격이 급락했다.
 

스위스 UBS 로고와 건물 벽에 걸린 시계
[연합뉴스 자료사진]


AT1은 기본 자본은 아니지만, 유사시 기본 자본으로 편입할 수 있는 조건이 붙은 증권으로 우발전환사채 즉 코코스라고도 불린다.

20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CS가 발행한 160억 스위스프랑 규모의 AT1이 이번 합병 과정에서 제로(0)로 상각 처리되면서 코코스 시장에 손실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AT1을 보유한 채권자들이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았기 때문이다.

인베스코의 AT1 캐피털 채권 상장지수펀드(ETF)의 가격은 이날 런던에서 한때 16% 이상 하락했다.

도이체방크의 6억5천만파운드 규모 7.125% 금리 채권은 66센트까지 하락해 일중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제프리스의 모히트 쿠마르 수석 금융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UBS와 CS의 거래는 즉각적인 이벤트 위험은 피했을지 모르지만, AT1 상각은 수개월은 아니더라도 수주간 지속될 불확실성을 가중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상환 AT1의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상각은 다른 채권자들의 손실 가능성을 높이고, 이를 미래에 자본 조달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은행들의 능력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AT1은 평소에는 채권으로 분류돼 기본 자본이 아니지만, 유사시 주식으로 전환돼 기본 자본으로 편입돼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쿠마르 이코노미스트는 주식 투자자들은 이번 거래에서 모든 것을 잃지 않았다며 이번 조치에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보통 자기 자본이 모두 사라진 뒤에 AT1이 상각되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다. CS의 주식 보유자들은 CS 22.48주당 UBS 주식 1주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주식을 보유한 이들이 먼저 이익을 수령하고, 채권 보유자들은 전액 손실을 보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쿠마르는 "AT1이 상각되고, 주식 투자자들이 일부 가치를 보존한 현 거래 사례는 이번 조치의 합법성과 AT1 채권의 상대적 가치에 대한 의문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RBC 캐피털 마켓츠의 피터 샤프릭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주주들을 건너뛰고, AT1 보유자들이 손실을 부담했다는 사실은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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