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는 반도체가 2차전지 열풍 이어받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올 하반기, 반도체 시대 온다"
지난해 국내 공모펀드 시장은 투자자금 유출 지속으로 어김없이 위축세를 보였다. 그런 와중에도 탄탄한 성장률을 바탕으로 1천억원에 달하는 투자자금이 유입된 펀드가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스테디셀러인 '미래에셋코어테크' 펀드가 그 주인공이다.



정보기술(IT) 섹터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코어테크를 책임 운용하고 있는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이사)은 24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업종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 2011년부터 12년째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IT섹터 리서치 및 펀드 운용을 맡고 있다. 현재는 리서치본부장으로서 리서치본부 전체를 통솔하면서 동시에 미래에셋코어테크 등 약 8천억원 규모의 주식형 펀드를 직접 운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코스피가 부진했음에도 미래에셋코어테크에 자금이 유입된 이유는 '2차전지' 업종이 신고가를 찍으며 수익률을 끌고 갔던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시장이 오르면 낙수 효과로 한국시장도 영향을 받는 지수 간 상관관계는 낮아졌지만, 뉴욕증시에서 테슬라가 오르면 다음날 국내증시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S 등 2차전지 관련 주가 급등하는 등 산업 간 상관관계는 확 높아졌다"며 "이제 투자자들은 '어떤 산업이 성장할 것인가'와 '그중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은 어디인가'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S, SK온 등은 글로벌 2차전지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27%"라며 "국내증시에서 2차전지 업종이 신고가를 가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2차전지 산업에 대해 구조적으로 성장세를 꾸준히 보일 섹터라고 바라봤다.

그는 "전세계에서 지난해 팔린 자동차가 7~8만대인데 전기차는 그중에 7~8천대로 침투율이 약 13%에 그쳤다"며 "전기차 침투율이 30%까지는 올라갈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2차전지 열풍은 올해로 끝나는 버블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급등세를 보인 2차전지 업종에서 차익 시현이 나오면서 조정받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현재 2차전지 주가는 2025년까지의 실적을 당겨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올해 하반기부터는 반도체가 2차전지 업종의 열풍을 이어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실적이 아닌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두 회사는 코로나 이후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PC) 등 소비가 늘면서 반도체 수요가 늘자 사상 최대 실적이 나온 뒤로 주가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이제부터는 사이클상 수요가 꺾이는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역으로 분기 최악의 실적이 나오면 주가는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실적을 방어하기 위해 공급을 줄이기 시작하면 올해 하반기에는 턴어라운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상승기 때 타격을 받았던 성장주에도 주목했다.

김 본부장은 "올해 하반기부터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점차 반영되면서, 금리상승기 주가가 급락했던 네이버나 카카오 등 플랫폼기업이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며 "인플레이션 둔화, 중국 리오프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소강 등의 요인으로 경기가 살아나면서 시장도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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