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이번 달 마지막 거래일을 보내며 1,290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은행권에 대한 불안이 진정되면서 달러-원이 추가로 상승할 여지는 제한적이다. 분기 말 결제 수요가 하단을 지지하고 있지만, 양방향으로 수급이 유입하면서 달러 약세를 반영해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간밤 뉴욕시장은 위험선호 분위기를 회복했다. 한때 금융위기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과도한 불안 심리는 누그러지고 있다. 뉴욕증시도 0.5% 안팎에 상승 마감했다.

미국 금융당국은 긴박한 위기 상황 대응에서 규제 강화를 통한 금융안정 확보로 초점을 이동했다.

전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문에서 최근 은행 혼란에 따른 여파에서 성공적으로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일련의 은행 파산 사태에 대해 "정부가 금융시스템의 특정 부문에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상당한 개입을 해야 했다"며 "이는 (규제 부분에서) 더 많은 일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언급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은행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할인창구대출이나 대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유동성 지원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의 리스크 관리 의지 속에서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전일 서울환시 마감 무렵인 102.6대에서 102.1대로 약 0.5% 떨어졌다.

은행권 사태를 소화하면서 달러-원은 강한 포지션 쏠림을 경험했다.

은행 불안에서 촉발된 금리 인상 기대의 조정은 달러-원에 숏 전망을 반영하게 했다. 일주일 전만 해도 달러-원은 1,278원대로 하루에만 29원 넘게 폭락했다. 역외 롱스탑 물량과 신규 매도 포지션까지 가세했다.

급격한 하락을 겪은 이후 달러-원은 반등을 반복하고 있다. 은행 불안 이슈가 완화해도 되돌림 압력을 받아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여기에 월말과 분기 말 결제 수요가 강하게 유입한 점도 달러-원 하방 경직성을 강화했다.

다만 월말이 가까워질수록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의 유입도 되살아나고 있다. 대기하던 네고 물량이 1,300원 부근으로 눈높이를 낮춰 유입할지 주목된다.

은행 불안 이슈를 소화한 달러-원은 연준과 물가로 서서히 초점을 옮길 전망이다.

이날(현지시간) 개인소비지출(PCE) 발표를 앞두고 있다.

다만 물가 상승세에 대한 경계감보다는 은행 불안 사태와 경기 둔화 우려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촉발된 긴축 경계감은 높지 않은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CPI)는 전년 대비 6%까지 8개월 연속 하락했다.

간밤에 나온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 발언도 이전보다는 매파적 색채가 옅어졌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 경제전망과 비슷하게 "현재 일부 약간의 추가적인 정책 긴축을 한 후 올해 말까지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은행 스트레스에 따른 대출 기준 강화가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부분적으로 상쇄할 것이라고 봤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미네소타 하우징 파트너십과의 질의응답에서 "지난 몇 주 동안의 은행 스트레스가 얼마나 지속적인 신용 긴축으로 이어지고, 미국 경제를 둔화시킬지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

토마스 바킨 총재도 모든 은행 파산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파산한 리먼브러더스의 경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294.5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고 전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5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99.00원) 대비 2.00원 내린 셈이다. (금융시장부 노요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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