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 거래사 선정에 책임투자 배점 높여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국내주식 거래증권사를 선정할 때 책임투자 항목의 비중을 더 높이기로 했다. 지난해 말 국민연금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책임투자를 강조했는데 거래증권사 선정 기준도 이같은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국민연금이 최근 공시한 국내증권 거래증권사 선정 기준을 보면 기존과 비교해 정량평가 항목의 배점이 85점으로 5점 늘어난 대신 정성평가 배점은 15점으로 5점 줄었다.

배점이 늘어난 항목은 책임투자 항목이다. 정량평가 내 '책임투자 및 사회적 책임' 항목의 배점이 기존 5점에서 10점으로 늘어났다.

세부적으로 책임투자 보고서 항목은 2점에서 4점, 사회적 책임 항목은 3점에서 6점으로 증가했다. 책임투자 보고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보고서의 발행 건수가 평가 대상이며 사회적 책임은 고용과 사회봉사, 기부금, 투명성 등을 통한 공공성 기여를 측정한다.

반면 정성평가 배점은 20점에서 15점으로 작아졌다. 주식운용 정성평가와 운용전략 정성평가, 수탁자책임 정성평가 항목의 배점이 모두 줄었다. 정성평가 항목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내 주식운용실과 운용전략실, 수탁자책임실의 운용역들이 개별 증권사의 기여도를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정량평가 배점을 늘리고 정성평가 배점은 줄인 것은 기금본부 운용역들의 개별적인 판단 대신 수치화한 객관적 자료에 더 비중을 싣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책임투자 부문의 배점을 5점이나 늘린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국민연금은 예전 김용진 이사장의 재임 시절부터 책임투자를 강조해왔으나 거래증권사를 평가할 때는 배점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책임투자 항목의 배점이 10점으로 늘어나면서 재무안정성 항목(10점)만큼 비중이 커지게 됐다. 정량평가에서 비중이 큰 항목은 ▲리서치 정량평가(20점) ▲리서치 정확성 평가(15점) ▲매매실행 및 기여도(15점) 등이다.

앞서 작년 12월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소유 분산 기업의 책임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 이사장은 "소유분산기업의 합리적 지배구조가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논의가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았다"며 "소유가 분산된 기업의 책임투자, 즉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침)를 강화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본부장도 작년 12월 취임 첫날부터 기자간담회에서 "소유 분산 기업들이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객관적,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에 따라 해야 셀프연임, 황제연임 우려가 해소되고 주주가치에 부합한다"며 책임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보조를 맞췄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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