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송하린 정필중 황남경 한상민 기자 =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대로 둔화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12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29포인트(0.11%) 하락한 33,646.50으로 거래를 마쳤다.

3월 CPI는 전년 대비로는 5.0% 올라 2월의 6.0% 상승보다 낮아졌다. 3월 CPI는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으며, 시장 예상인 0.2% 상승과 전월의 0.4% 상승을 밑돌았다.

다만,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에게 경제 상황을 설명한 연준 경제팀이 은행 불안 등으로 인해 올해 후반부터 시작되는 "완만한 침체(mild recession)와 이후 2년간의 회복세를 예상한다"고 밝히면서 경기 침체 우려감이 커졌다.

◇경기 침체 우려 부정적

증시 전문가들은 물가지수 안정화보다는 경기침체 우려가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임승미 하나증권 연구원은 "헤드라인 CPI는 시장 예상치 대비 둔화했는데 근원 CPI가 시장 예상치와 부합하게 나왔다"며 "미국 증시는 CPI 발표 이후 소폭 오르다가 3월 FOMC 의사록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소식에 빠졌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CPI보다는 3월 FOMC 의사록에서의 경기침체 언급이 국내 증시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경기침체 이슈는 계속 있었던 우려라 단기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CPI 헤드라인 자체는 예상치를 하회했으나, 코어 CPI는 여전히 상승 기조를 보여, 5월에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면서 "의사록이 나오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다 보니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와 차별화되긴 쉽지 않다"며 "경기 펀더멘털이 썩 좋지 않고, 주가도 연초 대비 상당 부분 올라오기도 해 크게 밀리지는 않겠으나 상승 동력은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연준 의사록의 경기에 관한 이야기에 시장 경계감이 있었다"며 "미국 성장주들은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이 지난 몇 주간 반영됐지만, 재료가 소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어제 내리면서 미국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이 조정을 받았다"며 "국내 증시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CPI 둔화 긍정적·실적 발표가 변수 될 것

CPI 둔화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CPI 자체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근원 CPI는 여전히 쉽게 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게 불안심리로 남아있을 수 있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주거비 상승률이 가파르게 낮아졌다"며 "주거비가 꺾이면 서비스 물가는 꺾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물가 우려는 일단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바라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CPI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며 "서비스 물가도 진정이 되고 있고, 연준이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진 임대료와 주택 물가를 제외한 코어 서비스 물가도 많이 오르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FOMC 의사록에서 나왔듯이 당장 금리 인상을 멈출 정도는 아니라고 보여 5월까진 인상을 이어갈 것 같다"며 "물가 측면에서 국내 증시엔 긍정적이지만, 최근의 주식 상승세가 2차전지 업종의 영향이었다는 점을 보면 물가가 큰 기폭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주요 기업과 은행 등의 실적 발표를 앞둔 만큼 시장의 관심이 실적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곽병열 연구원은 "앞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뉴욕증시를 중심으로 금융주 실적 발표 등을 주시하며 예상치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지 주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승미 연구원도 "앞으로는 은행주와 빅테크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어 실적에 따라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다음 주부터는 실적 모멘텀으로 관심이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이번 주와 다음 주쯤 미국 은행 실적이 나올 텐데, SVB 사태 등으로 은행 실적에 대한 관심이 큰 상황이라 이 부분들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美 물가상승률 하락 (CG)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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