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채권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경고했지만, 시장은 수긍하지 않는 분위기다.

1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HSBC는 금통위 후 낸 보고서에서 "선도금리는 3개월물 금리가 올해 말 3.40%까지 떨어질 것을 시사한다"며 인플레이션이 한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면서 공격적으로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91일물 금리 등을 보면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과도하다고 강조한 이 총재 발언에 반론을 제기한 셈이다.

HSBC의 다른 애널리스트는 '일시적 멈춤(Conditional pause)'은 중앙은행이 코너에서 나올 때 우아하게 표현하는 방식일 수 있다고 거들었다.

금통위 후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선물 매매도 커브 스티프닝(수익률곡선 가팔라짐)을 향했다.

외국인은 전일 3년 국채선물을 7천300여계약 사들여 지난 이틀간 매도 물량을 넘어섰다. 금통위 당일을 포함해 전일까지 3거래일간 3년 국채선물을 487계약 순매수한 반면 10년 국채선물은 1만800여계약 순매도했다.

CD91일물 금리는 금통위 하루 전(10일) 3.51%에서 전일 3.43%로 8bp 내렸다.

다만 총재 발언에 수긍해 전략을 변경한 기관도 있다.

노무라는 금통위 후 낸 보고서에서 금리스와프(IRS) 3·10년 수익률곡선이 완만해질 것이란 확신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전반적 강세를 예상하지만, 단기보다 장기 구간이 더욱 매력적이란 판단이다.

노무라는 한국은행이 정책금리를 제약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는 가운데 글로벌 크레디트 우려가 지속하면 커브는 역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우려에 커브가 가팔라졌지만 우려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에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만큼 국고채 발행을 쉽게 늘리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다만 준정부기관인 한전 등의 채권 발행은 늘어날 수 있다며 역사적으로 이들 발행은 장기보다 2~3년 구간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노무라는 금통위 후 1년 IRS에 대한 기존 리시브(매수) 전략도 철회했다.

hwroh3@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4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