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다음 달 사상 최대 규모 은행채 만기가 돌아온다. 지난달 금융당국의 발행 자제령이 다소 완화된 데 이어 역대급 만기까지 도래하면서 은행채 발행 규모가 늘어날지 채권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발행이 예상만큼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발행이 늘어난다 해도 지난해처럼 수급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1일 연합인포맥스 채권 발행 만기 통계(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오는 5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 규모는 23조1천305억원이다. 이는 1998년 은행채 만기 규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오는 6월에도 20조5천700억 원어치의 만기가 도래하는데 이 또한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2000년부터 월별 은행채 만기 도래 규모(단위, 억원)



레고랜드 사태 이후 크레디트 시장이 경색되자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시중은행의 은행채 발행 한도를 만기가 돌아오는 수준의 100%를 이내로 제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은행은 그간 순상환 기조를 이어왔다.

이러한 조치는 지난달에서야 완화되어 이제는 발행 한도가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의 125%까지 확대됐다.

실제로 지난달 국민은행의 경우 만기는 9천300억 원이었으나 1조1천100억 원을 발행해 순발행 기조로 전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은행채 발행이 많이 늘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지난해 말부터 은행은 만기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발행하고 있는데 이는 당국의 발행 자제의 영향도 있지만 대출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예금이 크게 줄어들지 않는 이상 현재의 순상환 기조가 뒤집어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 "수급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겠지만 지난해보다는 수급 충격이 덜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2분기에 은행채 발행이 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금통위 이후 발행이 꽤 늘어난 것이 포착되어 6월까지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운용역은 "시장에 돈이 많아 레포금리가 계속 기준금리를 하회하고 있다"면서 "또 지난해에는 시장 심리도 많이 위축돼있었고 금리 인상기였던 반면 올해는 인상 막바지라서 밀리면 사자는 분위기가 있어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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