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낮은 현상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10년물과 3년물 간 금리차(스프레드)가 1개월 이상 양의 값을 기록한 것은 약 5개월 만이다. 그럼에도 시장참가자들은 스티프닝(수익률곡선 가팔라짐)이 시장 추세로 자리를 잡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진단했다.

25일 연합인포맥스 채권금리 수익률 추이(화면번호 4512)에 따르면 전 거래일 국고 3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는 각각 3.230%, 3.306%를 기록했다.

국고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20일부터 꾸준히 3년물 금리를 웃돌고 있다. 약 한 달 동안 꾸준히 10년물 금리가 3년물 금리를 웃돈 것은 지난해 10월 18일~11월 18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또 국고채 3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의 4월 평균치는 각각 3.259%, 3.314%로 스프레드는 5.5bp다. 이 스프레드가 양의 값을 나타낸 것도 지난 1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1월에는 2bp였으나, 12월에는 -8bp, 1월은 -4bp, 2월은 -2bp, 3월은 -1bp였다.


2022년 10월부터의 국고채 3년물-10년물 스프레드 추이



지난달 중순부터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년물 금리를 웃도는 데에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 SVB 파산이 은행권 전반에 대한 우려로 번지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10년물이 3년물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일례로 지난 21일 발표된 미국 4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53.7로 작년 5월 이후 1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제조업 PMI 예비치도 50.4로 지난달 49.2에서 확장 국면으로 전환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10년물 금리가 3년물을 웃도는 현상이 한 달 넘게 이어졌지만 스티프닝이 추세가 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3년과 10년물의 스프레드가 -5~+3bp 사이의 박스권에 머물다가 SVB 사태로 3월 중순부터 1~8bp 박스권으로 옮겨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언젠가는 박스권이 유지되다가 스티프닝으로 옮겨가겠지만 아직은 추세적 스티프닝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앞으로도 통화정책 기대감에 따라 커브가 변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진단했다.

수익률곡선이 얼마 지나지 않아 플래트닝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경기가 견조하다는 경제 지표가 꾸준히 나와줘야 스티프닝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 "다만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어느 정도 올렸기 때문에 경기침체가 서서히 올 것으로 보고 있어 플래트닝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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