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대출 성장세가 둔화하고,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가 겹치면서 은행권 전반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KB국민은행만이 나홀로 상승세를 보여 관심을 끈다.

주요 시중은행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소호(SOHO) 대출이 대부분 고정금리 자산이어서, 금리 민감도가 비교적 낮은 것에 기인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 대비 2bp 상승한 1.79%로 집계됐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은 각각 8bp, 6bp, 3bp 각각 떨어진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1분기 신한은행의 NIM은 1.59%, 하나은행은 1.68%, 우리은행은 1.65%였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중금리 상승세가 멈추고, 정부의 상생금융 확대 방침에 따라 가계대출 금리 인하 조치가 속속 발표된 여파로 1분기 시중은행의 NIM 상승세를 꺾일 것으로 예측돼 왔다.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해부터 계속 감소하고 있어, 주요 수익원인 가계여신 규모 자체가 역성장하고 있는 측면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에 NIM이 전분기 대비 평균 6~10bp 내릴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이같은 예상을 다소 벗어나, 다른 시중은행과 다르게 NIM 개선 양상을 보였다.

이같은 결과는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금리 변동 주기가 다른 은행에 비해 길고, 금리 민감도도 비교적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은 기업대출 중 소호대출의 비중이 높다.

1분기 기준 국민은행의 소호대출 규모는 86조3천억원으로, 전체 기업대출(164조3천억원) 중 절반이 넘는다.

신한은행은 42%(총기업대출 152조2천억원·소호대출 64조6천억원), 하나은행은 40%(총기업대출 146조7천억원·소호대출 58조3천억원), 우리은행은 33%(총기업대출 158조9천억원·소호대출 52조7천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규모도 크고, 비중도 높다.

이러한 소호대출을 받는 개인사업자의 경우 변동금리 대출보다 고정금리 대출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기업대출자산은 대부분 고정금리 대출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하반기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분이 올해 들어서야 지연 반영이 시작된 것이다.

다른 시중은행은 이미 작년 하반기에 상당히 반영된 것과 비교하면 시점에 차이가 있다.

실제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한해 동안 NIM이 각각 16bp, 19bp, 25bp 올랐는데, 국민은행의 경우 연간 11bp가량 개선돼, 증가폭이 가장 작았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상분의 NIM 반영이 다른 은행에 비해 서서히 이뤄졌고, 앞으로 더 반영될 여지가 있다"며 "2분기에도 일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촬영 안 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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