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통화정책 전환(피벗) 기대 등 채권시장 강세에 힘을 싣는 두 논리가 제기돼 눈길을 끈다.

선진국의 중립 금리가 예상보다 낮아졌다는 분석과 신규 계약 주택 렌트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진단이 그 내용이다.

이를 고려하면 생각보다 이른 시점에 피벗이 현실화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 코로나에 공공부채 급증…"통화 긴축 정도 생각보다 강할 수도"

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1일 발표한 보고서(Low for Long? A Long-Run Perspective on r* across Advanced Economies)에서 중립 금리는 '공공부채/국내총생산(GDP)' 비율이 높을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16개 선진국의 중립 금리를 1878년부터 2019년까지 기간에 걸쳐 분석했다.

시기별로 보면 중립 금리는 1870년대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기간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2차 세계대전 후 1960년대까지 기간엔 중립 금리가 올랐다.

다만 1960년대 이후엔 낮아졌다. 중앙값에 위치한 국가의 중립 금리는 60년대 정점에 비해 4.5%포인트 급락해 2019년 0.5% 수준으로 저점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중립 금리의 하락 요인이 전반적으로 기존 이론에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노년부양비(old-age dependency ratio)와 기대수명 증가 등이 낮은 금리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높아질수록 중립 금리는 낮아진다고 진단했다. 자본수지 개방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중립 금리가 높아지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공공부채가 급증한 점을 고려하면 중립 금리는 생각보다 더 낮은 수준에 자리 잡고 있을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한 셈이다.

이를 전제로 하면 중립 금리 대비 현재 기준금리가 상당히 높아 긴축 효과가 강하게 나타날 수 있는 셈이다. 생각보다 더 통화 긴축의 강도가 세다는 이야기다.

시기별 평균 중립금리 변화율(좌), 중립금리 기여도(우)
IMF


◇ 신규 렌트 고려한 대안 美 물가 지수…이미 하락세

신규 렌트 등을 반영한 새로운 물가 지표도 피벗 기대에 힘을 싣는 논리다.

펜실베이니아대는 신규 렌트 계약 등을 반영한 물가지수를 공개한다. 주택시장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렌트 등 가격지표의 흐름을 앞서 살펴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3월 펜스테이트 신규 렌트 물가지수(Penn State/ACY Marginal Rent Index)는 3월에 전년 대비 6.71% 급락했다. 지난 2월 5.49% 내렸던 것보다 하락세가 가팔라진 셈이다.

전년 대비론 4개월 연속, 전월 대비론 8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미국 전역에 걸쳐 주택가격이 하락한 것과 부합하는 결과다.

이를 반영한 대안 물가 지수(Penn State/ACY CPI Index)는 3월 전월 대비 0.19% 하락했다. 지난 2010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지수는 작년 6월 정점을 기록한 이후 9개월 연속 전월 대비 하락세를 지속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은 앞서 집값 하락이 렌트 등 주거 관련 인플레 하방 압력으로 나타나는 데 1년~1년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주택시장이 디스인플레이션의 주요인이 될 것이란 시각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도 녹아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3일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통화 긴축의 효과를 주택과 투자 등 금리 민감 부문에서 관찰하고 있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완전한 효과가 인플레 측면에서 실현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신규 렌트 고려 물가지수 등 추이
펜실베이니아대학


hwroh3@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5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