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비둘기파 결과와 미 은행권 불안 완화 등을 소화하며 달러-원이 급락한 가운데 올해 들어 지속된 달러와 원화 간의 비동조화가 해소될지 주목된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 거래일인 4일 달러-원은 전장 대비 15.40원 하락한 1,322.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원은 1,320.60원에 저점을 형성하며 1,310원대에도 바짝 다가섰다.

연휴 간 미국 지역 은행 불안이 완화되는 등 투자심리가 살아나며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310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달러 인덱스와 달러-원 추이


올 초부터 최근까지 달러와 원화의 비동조화가 지속돼 왔다.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였지만 원화가 이보다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이에 달러 인덱스는 지난 3월 이후 105대에서 101대로 내리는 하향 안정화 추세가 뚜렷했지만 달러-원은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특히 달러 인덱스가 101~102대의 박스권에 갇혔던 4월 말 무렵 달러-원은 1,330~1,340원을 넘나드는 연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5~6월 달러 인덱스가 비슷한 수준일 때 달러-원이 1,200원대 초·중반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비동조화 양상이 뚜렷했다.

그러나 지난 3일 FOMC가 기준금리 25bp 인상을 결정하면서 성명서에 추가 긴축 가능성에 대한 표현을 삭제한 점 등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됐다. 이에 4일 달러-원이 10원 이상 급락했다.

특히 달러 인덱스가 101.7대에서 101.1대로 약 0.6% 떨어질 때 달러-원은 1,338.20원에서 1,322.80원으로 약 1.2% 하락했다.

이에 달러와 원화 간의 비동조화가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시장 일부에선 올해 들어 지속돼 온 원화의 과도한 약세가 대형 이벤트를 만나며 달러-원화 간 '키 맞추기'가 시작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장기적으론 달러-원이 연간 레인지 상단에 도달했다는 의견이 많다.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가 달러-원 연간 전망을 '상고하저'로 보고 있는 가운데 '하저'가 시작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단기적으론 등락할 수 있겠지만 추가 이벤트가 없다면 장기적으로 달러-원이 하락으로 접어드는 국면은 맞다"라면서 "고용지표 등 지표가 잘 나오더라도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자체는 분명하다. 다만 중국 리오프닝 등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펀더멘털을 감안해도 원화는 4일 이전까지 달러 인덱스 대비 5% 이상 저평가된 상황이었다"면서 "유가 하락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 축소 등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 중국 수출입, 미국 물가 지표가 예상대로만 양호하게 나온다면 향후 원화가 달러화에 비해 과도하게 약세로 갈 거란 기대심리는 꺾일 것 같다. 1,300원 아래로도 내려다볼 수 있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의 부정적 펀더멘털이 여전하다는 점은 여전히 달러-원 추가 상승을 지지한다.

최근 달러-원이 FOMC 등의 주요 이벤트 발표 이후 급락했다가 재차 튀어 오르는 양상이 보였던 것도 달러-원 반등을 지지하는 근거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면 남아있는 것은 그동안 원화 약세를 이끈 한국의 부정적 펀더멘털뿐"이라면서 "반도체 경기 회복도 갈 길이 멀고 추가로 상승할 만한 공간이 있다"고 말했다.

e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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