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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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자기자본 8조원 돌파와 IMA(종합투자계좌) 사업 진출에 신중한 모습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지주와 계열사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을 취득하면서 자기자본 9조원대 초대형 증권사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별도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7조6천100억원이다.

전년 말 6조5천528억원 대비 1조572억원이 증가했지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9조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말 한국투자증권은 지주와 계열사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 27.18% 전량을 취득하면서 자기자본이 9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이 지분 인수는 한국금융지주가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취득 금액에 상당하는 수준의 유상증자를 해주고 한국투자밸류운용이 지분 매각 대금을 다시 배당으로 증권에 넘기는 형태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당시 카카오뱅크 주가가 2만6천원 선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투자증권 자기자본 규모는 3조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일 때 가능한 종합투자계좌(IMA)와 부동산 담보신탁 업무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것도 자기 자본 확대의 이유로 꼽혔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급하게 자기 자본을 늘리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사업 영역 확대의 기회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지분 취득 금액과 유상증자와 배당 규모가 일치하지 않았다"며 "지분 인수에 따른 세금과 부대비용이 발생하고 한국금융지주에 한 연말 배당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계열사 간 추가 증자나 배당에 관해선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예상보다 자기자본 증가량은 많지 않았지만 주력 사업인 발행어음 발행에는 숨통이 트였다.

발행어음은 대형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이다.

초대형 IB로 지정된 대형 증권사만 자기자본의 2배까지 판매할 수 있다.

발행어음 잔고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지난해 말 기준 11조232억원으로 발행어음 판매 한도가 거의 찼었지만 이번 자기자본 증가로 1분기에도 12조1천700억원까지 발행어음 발행 규모를 늘렸다.

아직 약 3조원 규모의 발행어음 한도가 남았다.

최근 들어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 발주가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것도 한국투자증권의 사업 확장을 늦추는 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사태에 문제가 발생한 차액결제거래(CFD)의 인가를 두고도 당국의 관리 소홀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만큼 증권사의 신규 사업 진출에 더욱 보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언제든지 한국투자증권이 자본 확충을 통한 신사업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추후 유사시 일부 카카오 뱅크지분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로 한국투자증권의 별도 자기자본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자기자본 8조원 달성 시 IMA 사업 진출이 가능해지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르면 내년 초부터 사업다각화와 자본 효율성 제고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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