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최근 미국 지역은행 주가 급락이 투기 세력의 공매도 때문에 펀더멘털보다 다소 과도했지만 공매도 제한 등의 제도적 해결 없이는 산발적 금융불안이 상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은 외자운용원 운용전략팀은 9일 '최근 미 은행 불안 배경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난주 발생한 미 지역은행 주가의 급락은 특별한 재료 없이 불안심리에 기댄 공매도에 의해 촉발됐다"면서 "은행 부문 전반에 대한 안정성 우려보다는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공매도 등 투기 세력의 가세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에 향후 미 은행 불안 상황을 파악하는 데 펀더멘털 요인과 함께 시장 포지션과 자금 흐름에 보다 유의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지난 5일 지역 은행주의 주가 반등은 최근 과도한 포지션을 조정(쇼트 커버링)한 데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JP모건은 최근 일부 은행 주가가 공매도로 인해 크게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


또한 미 은행권 불안이 시스템 리스크로 파급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그 배경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유동성 공급이 1차 방어 수단이 되고 있으며 우려 대상인 지역은행 대부분이 규모가 작고 가계 예금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미국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상존할 것으로 전망됐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장기 국채의 미실현손실 확대, 수익률 곡선 역전, 예금 이탈 대응 등에 따라 소형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예금자와 투자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보고서는 은행의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 없이도 시장에 불안 심리가 빠르게 퍼질 수 있다는 점을 최근 은행권 사태가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대면 금융 확대 등 은행의 디지털화 진전으로 시장 불안 심리의 현실화가 과거에 비해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은행주에 대한 공매도 제한,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 등 불안 심리를 제어할 제도적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 한 투자자 불안이 지속되면서 금융 불안 산발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e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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