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침체 유도하거나 목표 포기해야…고착화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인들과 기업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에 익숙해진 가운데 높은 가격에 대한 익숙함이 고물가 고착 위험을 키운다는 주장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사람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것처럼 행동할수록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그러면 연방준비제도(Fed)는 잠재적으로 깊은 침체를 유도해 인플레이션을 낮추거나 2% 목표를 포기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가을 미국 중간선거 당시만 해도 설문 응답자의 약 20%가 인플레이션이 미국의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답했지만, 최근엔 9%만이 인플레이션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4.9% 상승해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WSJ은 "상승률 둔화로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에 크게 집착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인플레이션 급등에는 팬데믹과 전쟁으로 인한 상품, 서비스, 노동력 공급 차질과 수요를 자극한 연방 정부의 부양책, 제로금리에 가까운 금리 등이 주요 요인이었으나 현재는 상승 요인 대부분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이 진정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사람들이 더 빠른 물가와 임금 상승에 적응해 자생력을 잃을 위험이 커진다는 우려가 있다.

WSJ은 "연준 관리들은 5~10년 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2%에 가깝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그러나 기업들이 내년 5%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예상하는 것은 불길한 일"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가격 인상은 소비자가 반발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물가가 오르면 임금도 오를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어 그 가정이 깨지기 전까지는 물건값을 더 지불하는 것에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WSJ은 "이러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깊은 경기 침체가 필요할 수 있다"며 "시장은 급격한 인플레이션 하락과 연준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아직 침체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노동시장에 급격한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인플레이션이 매우 느리게 하락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점진주의'에 빠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경로가 길어질수록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가능성도 줄어든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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