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이 하락했다.

1개월물 미 단기국채 수익률 일별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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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에 초점을 맞추던 채권시장은 부채한도 협상을 위한 회동이 다음 주로 지연되고 미국 의회예산국(CBO)이 6월 첫 2주 동안 연방정부 현금이 고갈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채권시장은 매도 우위의 흐름을 보였다.

미국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채권 매도를 부추겼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12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3시 기준보다 6.50bp 상승한 3.464%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보다 7.10bp 오른 3.983%였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2.60bp 오른 3.775%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거래일 -51.3bp에서 -51.9bp로 마이너스폭이 유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 간의 협상이 당초 이날 열릴 예정이었으나 다음주 초반으로 연기됐다.

미국 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것으로 예고된 시점인 X데이트, '6월 1일'까지 불과 3주밖에 남지 않았다.

5월 중에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금융시장 혼란이 뒤따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과거의 미국 부채한도 협상 사례를 살피며 결국 해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디폴트에 임박했다거나, 기술적 디폴트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도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리스크 요인이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연방 정부의 현금이 오는 6월 첫 2주 동안 바닥을 드러낼 "위험이 상당하다"고 경고했다.

CBO는 재무부의 "현금이나 긴급 조치가 소진되기 전에 부채한도가 상향되거나 유예되지 않는다면, 정부는 일부 활동에 대한 자금 지급을 연기하거나 아니면 디폴트를 맞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 부채한도는 31조4천억달러 규모이며, 공식적으로 부채한도는 지난 1월 19일에 도달했다.

모건스탠리는 X-date 이후까지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도 디폴트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기본 시나리오라고 언급했다.

재무부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국채를 우선 상환하도록 지시할 가능성이 있고, 연방정부의 다른 채무는 일단 보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술적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모건스탠리는 언급했다.

이같은 우려는 미국 단기채 매도에 여전히 영향을 줬다.

1개월물 미국 단기 국채(T-bill) 수익률은 장중 5.53%까지 높아졌고, 2개월물 수익률도 4.89%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3개월물 역시 5.19%대로 높아졌다.

미국 정부의 채무불이행이 당장 6월에 나타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장 참가자들은 단기채 보유를 꺼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과거 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졌던 시기에 장기 국채는 안전자산 역할을 한 점은 매도세를 일부 제한했다.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확인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4월 미국 수입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4% 올랐다.

이는 전월 하락에서 상승으로 돌아선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3% 상승을 웃돈다.

하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은 이날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오전에 발표된 미시간대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 4.5%로 전월의 4.6%보다 약간 내렸다.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난 3월에는 3.6%였으나 4월에 4.6%로 급등한 바 있다.

5년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3.2%를 기록해 전월 3.0%보다 높아졌다.

이는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셸 보우만 이사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연설에 나서 "최근 고용 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가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지역은행 우려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시장 참가자들은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랄프 프로이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의 금리 전략가는 "이번주에 받은 지표는 연준의 상황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경기 침체로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장기물 국채 수익률은 지지될 것"이라며 "글로벌 채권 공급 증가와 남아있는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장기물 수익률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작하면 기간 프리미엄이 상승하는 패턴을 보인다"며 "지금은 기간 프리미엄이 낮은 수준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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