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400개 CFD계좌 '이상매매' 집중점검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차액결제거래(CFD) 계좌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주가조작 의혹 규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와 관련한 주가조작 의혹 외에도 다른 불공정거래 의심 사건이 밝혀질지도 관심이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번주 금융위원회로부터 18개 증권사(국내 13개·외국계 5개)의 CFD 계좌를 넘겨받아 이상매매 집중 점검에 돌입한다.

거래소는 시장감시위원회 내 특별점검팀을 구성해 2개월 이내 점검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CFD 계좌 정보를 넘겨받고 있고 이번에 문제가 됐던 주가조작 의혹 등에 대해서 내부적인 기준에 맞춰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점검대상 기간은 2020년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로, 거래소의 점검 과정에서 고가매수, 허수주문, 통정매매 등과 같이 시세조종성 주문이 포착될 경우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즉시 조사에 나선다.

당국은 거래소로부터 넘겨받은 이상매매 의심 계좌는 빠짐없이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세조종성 주문이 있다고 해서 다 시세조종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세를 인위적으로 움직이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개별 사안을 일일이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SG증권 창구로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서 8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폭락하면서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라덕연씨 등 주가조작 세력은 투자자로부터 휴대전화와 증권계좌를 넘겨받아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 파는 통정매매를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CFD 계좌가 활용됐다.

CFD는 직접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매매주식의 차액만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으로, 최대 2.5배까지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

주가조작 세력은 CFD가 거래소에 외국인 또는 기관으로 수급이 집계돼 실제 투자자가 누구인지 확인이 어렵다는 허점을 파고든 것으로 드러났다.

양정숙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CFD를 제공하는 국내 증권사는 총 13곳으로, 지난 3월 말 기준 CFD 거래잔액이 가장 큰 곳은 교보증권(6천180억원)이다. 키움증권(5천576억원), 삼성증권(3천503억원), 메리츠증권(3천446억원), 하나증권(3천400억원) 등이 뒤를 잇는다.

키움증권의 경우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주가 폭락 전 시간외매매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약 605억원)를 팔아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금융당국과 합동수사팀을 꾸린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라덕연씨와 측근 변모씨, 안모씨 등 구속한 3인방 외에 또 다른 모집책과 고액 투자자들이 주가 조작에 어디까지 관여했는지 파악하는 중이다.

당국이 CFD 계좌를 전수조사하면서 관련 수사가 '투트랙'으로 진행되는 한편, 라씨 일당의 주가조작 사건 외에도 숨겨진 불공정거래가 추가로 밝혀질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d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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