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증권사의 차액결제거래(CFD) 익스포저가 화두로 떠오르며 CFD 서비스를 하지 않는 미래에셋증권이 증권가의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CFD 서비스를 하지 않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미래에셋증권의 지배주주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증가한 2천367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44%가량 웃돌았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CFD 관련 서비스를 전혀 하고 있지 않아 낮은 채무보증 잔고와 함께 시장의 오해와 달리 리스크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도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증권업종 주요 우려 요인인 부동산PF 익스포저가 제한적이고 CFD 비즈니스 또한 하지 않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구상권 리스크…'수익도 크지 않아'

미래에셋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CFD 비즈니스를 하지 않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투자자가 CFD에 느끼는 리스크가 있고, 증권사의 구상권 청구 리스크가 큰 데다 생각만큼 수익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원래 CFD 서비스를 할 계획은 있었지만 내부 리스크 정책과 안 맞아 계속 미뤄졌다"며 "주식에 대한 신용 거래가 이미 있는 데 천천히 하자는 게 회사의 중론이었다"고 말했다.

투자자가 CFD에 받는 위험성도 높지만, CFD 미수채권 발생으로 인한 구상권 청구 리스크가 추진에 발목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CFD 도입에 따른 수수료와, 레버리지로 인한 이자 수익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며 CFD에 진입하지 않은 이유로 작용했다.

앞서 증권사들은 CFD 서비스를 리테일이나 주식매매의 수수료 한계를 뛰어넘고자 도입했다. CFD는 일반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매매 수수료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CFD 거래잔액 1위인 교보증권의 국내주식 CFD 매수·매도 수수료는 0.2~0.4%대(HTS·MTS·창구매매 동일)로 일반 온라인 주식 수수료인 0.06~0.15%에 비해 2배가량 높다.

다만 거래대금은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대비 크게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까지 13개 증권사의 CFD 거래대금은 4조666억원이다.

일 평균 국내 증시 거래 대금이 20조 원 수준인 데 비해 CFD는 전체 투자자 자산이 2조7천억원 수준이다. 회전율이 브로커리지 대비 낮은 구조이다.

브로커리지 수수료뿐 아니라 CFD의 레버리지에서 발생하는 이자 손익도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연구원은 "기여도가 높은 (1~2위) 증권사들도 CFD 수수료와 이자 손익을 합친 게 100억 원 이하 수준"이라며 "CFD 비즈니스가 크게 손익에 플러스가 되지도 않을뿐더러 앞으로 하지 않아도 큰 데미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FD 업계 1, 2위인 교보증권과 키움증권 거래잔액은 각각 6천180억원, 5천576억원 수준이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1분기 브로커리지 수익은 1천639억원이다. CFD 서비스를 도입하면 몇십억원 수준의 브로커리지와 이자 순익 증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CFD 안 하는 대형증권사'라는 타이틀을 계속 가지고 가고 싶어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1등 증권사인데 CFD를 안 한다고 해서 회사가 뒤처지거나 그런 이슈는 없었다"며 "상황이 이렇게 된 만큼 CFD 리스크가 없다는 타이틀을 계속 가져가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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