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시장의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연합인포맥스

 


외환시장 개방성 확대로 세계 국채 지수(WGBI)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한편, 거래 시간 연장 심야 시간 유동성 저하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물량 흡수 여부에 대한 우려가 공존했다.

30일 한국증권학회가 개최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과 자본시장의 대응' 정책 심포지엄에는 국내 시중은행, 증권사 등의 시장 참가자들이 참여해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먼저 외환시장 선진화로 인한 외국인 투자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가 거론됐다.

김상근 신한은행 자금시장그룹장은 "외환시장 선진화가 국내 자본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WGBI와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돼 외국 자본이 순유입된다는 점"이라면서 "WGBI의 경우 분석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편입될 경우 75조~90조 원가량 순유입될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개장 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하는 데에 따른 환전 편리성도 부각됐다.

이미연 한국투자신탁운용 FI본부장은 "야간 거래를 빈번히 수행하는데, 환전이 현재 3시 30분에 종료되면서 이후 해외 투자자들은 환전이나 FX 거래를 할 수단 자체가 없다"면서 "상당히 고무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외은이 외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낮아졌다. 환시 개방에 따라 외국 금융기관이 시장에 참가하면서 가격 발견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시 개방으로 달러가 국내 시장에 유입되면 다양한 금융상품이 탄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본부장은 "환시 개방에 따라 상당한 달러가 국내에서 유통되면 달러 자금을 국내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상품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면서 "외화 MMF와 같은 달러 금융상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그것을 결제자금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외환시장 선진화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우선 환시 개방에 따른 과실을 외국 금융기관이 주로 가져가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유창범 KB국민은행 시장운용본부 본부장은 "원화 접근성이 늘어나서 해외고객이 원화 거래를 많이 하게 될 텐데, 글로벌 금융기관은 고객을 이미 많이 확보하고 있지만 국내 기관은 해외 고객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면서 "이에 늘어나는 비즈니스 대부분을 글로벌 기관이 가져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는데 여기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어차피 지금도 국내 시중은행은 글로벌 플로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개방된다고 잃는 건 없다"면서 "개방 후 좀 더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면 비즈니스를 찾을 기회 자체는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성호 NH투자증권 글로벌FI본부 본부장 역시 "외환시장은 개방 시 외국 금융기관이 대다수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는 시장"이라면서 "일부 대형은행 말고는 외환시장 참가를 이렇다하게 못 하고 있다. 선도은행처럼 증권사도 선도 외환 증권사 등을 단계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거래시간이 새벽 2시까지 연장됐을 때 야간 시간에 국내 금융기관이 고객 플로 부재로 시장 조성이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선 선도은행 제도 확대가 정책 대안으로 제시됐다.

유창범 본부장은 "선도은행 지정 제도로 선도은행이 유동성 공급에 주도적 역할을 할 의무가 있는데, 거래시간 연장 후 유동성 공급 증대 차원에서 선도은행 개수를 늘리는 것에 대한 정책 제안을 한다"고 말했다.

NDF 시장을 개방 이후 역내 시장이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김상근 그룹장은 "NDF의 장점이 많고 PTF 등 외환 전문 투자회사는 RFI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역외 NDF 수요를 역내로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창연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장은 이 같은 기대와 우려에 대해 "기본적으로 소비자가 얼마나 혜택을 많이 볼 수 있을지에 중점을 두고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이 외은에 비해 불리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RFI의 백오피스 업무를 국내 은행이 하게 하거나 원화 차입 신고 혜택을 주는 등 국내 은행에 유리한 부분도 있다"면서 "이런 부분을 국내 은행이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DF 시장 대비 역내 시장의 경쟁력과 유동성 우려에 대해선 "역내 시장에서도 충분히 많은 거래가 이뤄지고 가격이 좋으면 유동성이 생길 것"이라면서 "3시 30분 이후로도 가격 발견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도록 선도은행 제도 등 정책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byu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6시 5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