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중국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빼는 상황에서 서울 채권시장에는 투자를 늘려 그 배경이 주목된다.

거시경제 등 펀더멘털이 반영됐다는 의견이 대다수지만 일부에선 중국에 대한 지정학적 위험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13일 HSBC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1월 중국 국채를 98억 달러 순매도한 데 이어 2월부터 4월까지 매도세를 지속했다.

반면 우리나라 국채에 대해서는 순매수 포지션을 확대했다. 올해 2월 9억달러 늘린 데 이어 3월과 4월 각각 38억달러와 84억달러 확대했다. 5월에는 111억달러나 순매수 규모를 키웠다.

눈길을 끄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호가 한국과 중국에 대해 확연하게 엇갈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을 보면 두 국가 모두 외국인 국채 투자 자금이 순유입 흐름을 보였다. 2022년엔 디커플링이 관찰됐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았다.

한국 중국 국채 등에 대한 외국인 투자 추이
HSBC 등


배경을 두고선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시각이 반영됐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그간 신용팽창으로 성장했던 중국 경제가 역풍을 맞을 것이란 전망 등이다. 인구 고령화와 생산성 저하도 언급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작년 9월 중국 비금융부문의 총부채는 49조9천억달러(약 6경 4천435조원)로 10년 전의 3배 수준이다.

중국과 미국의 장기물 금리 역전 폭이 커진 점도 외국인 투자자가 이탈한 요인으로 꼽힌다.

씨티는 이 금리 격차가 '외국인의 6개월 누적 순매수 규모'를 3개월 선행한다고 설명했다.

환율과 금리 추이를 보면 향후에도 외국인의 중국 채권시장 이탈이 지속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중국 국채 관련 외국인 순매수와 美·中 금리 차 관계
씨티


시장에서 하나의 가설로 조심스레 제기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비선호와 이에 따른 한국의 반사이익이다.

지정학적 위험 확대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중국 투자를 피하고, 대안으로 한국을 고려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장기 투자자가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보면 중국 경제에 대한 노출도를 아예 없애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 경우 자금 유출입이 편한 한국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달러 자금 조달 관련 한 실무자는 "달러 자금시장에서 중국 기관들에 대해 유럽과 미국 기관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CDS 프리미엄에서도 중국에 대한 우려가 관찰된다. 연합인포맥스 국가별 CDS 프리미엄 추이(화면번호 2485)에 따르면 중국 5년 CDS 프리미엄은 61.25bp로 우리나라(36.04bp)보다 25bp가량 높다.

1년 구간에서는 한국(22.23bp)과 중국(25.47bp)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기간이 길어질수록 격차가 벌어진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최근 한국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과 관련 중국 요인이 자주 거론된다"며 "다만 이를 확인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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