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채권운용손실 기저효과 NH·KB·신한은 선방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올해 2분기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리스크가 지주계열 증권사들의 실적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채권 북이 큰 대형사들은 충당금에도 지난해 채권운용손실이 올해 운용수익으로 돌아서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하나·BNK·하이투자證, 2Q 순익 급감…부동산 직격타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4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경상 이익은 예년 수준이었지만, 충당금을 대폭 확대한 결과였다. 하나증권은 올해 2분기 대손충당금 적립액으로 832억원을 쌓았다. 1분기(219억원)와 합치면 올해 상반기에만 총 1천51억원을 적립했다.

평소라면 1년 치 규모다. 하나증권의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는 2018년 423억원, 2019년 736억원, 2020년 962억원, 2021년 1천130억원, 2022년 1천721억원 등이었다.

하나증권은 CFD 충당금 518억원, IB 투자자산 손상차손 430억원, 사모펀드 고객 보상금 533억원 등을 인식했다. 특히 부동산 PF와 해외 대체투자 관련 손실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 규모가 급격히 늘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하나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저 양적 부담과 해외 익스포저 비중이 초대형 증권사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PF 관련 우려가 높은 BNK투자증권도 올해 2분기 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PF사업 부진으로 올해 2분기에 234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인식한 영향이다. 올해 1분기(47억원)보다 5배가량 더 쌓았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은 "부동산 사업 관련 자금 회수 불능 위기에 대비해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며 "올해 그룹 이익 규모가 애초 계획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비용 절감 등 긴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1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6% 급감했다. 지난 1분기(309억원)보다는 규모가 줄었지만, 2분기에 125억원 규모 대손충당금을 인식한 결과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브릿지론 등 PF 관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꾸준히 적립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3월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이 86.6% 수준으로 중소형사 평균인 약 55%보다 높아 부동산 경기 민감도가 높은 편이다. 올해 내 만기도래 예정인 중·후순위 브릿지론 잔액이 약 5천700억원으로 건전성이 추가로 저하될 우려가 상존한다.

◇NH證 완승…KB證, 지난해 채권운용손실 기저효과 컸다

반면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은 선방했다. 이들도 충당금 규모를 지난해 동기보단 확대했지만, 상대적으로 적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규모 채권·주식 등 운용 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운용 수익이 늘어난 기저 효과도 컸다.

NH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1천8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전년 동기보다 52.7% 증가한 수준이다.

충당금 규모는 200억원 정도로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투자은행(IB) 부문도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2분기 IB 부문 수수료수지가 1천1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6% 증가했고, 주식 시장 활황 덕에 브로커리지 부문도 1천107억원으로 같은 기간 11.5% 늘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739억원 규모 순손실을 냈던 운용손익 부문에서 238억원 순손익으로 흑자 전환하며 실적이 확대된 효과를 봤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1천225억원 규모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보다 37.9% 성장했다. 충당금 전입액은 306억원으로 같은 기간 5배 가까이 늘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이 14.2%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자기매매 부문에서 같은 기간 126% 증가한 2천74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효과가 컸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NH투자증권과 달리 IB 부문에서는 지난해 동기보다 22.3% 감소한 567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KB증권도 올해 2분기 충당금전입액으로 전년 동기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130억원을 쌓았지만,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61% 늘어난 1천90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 상품운용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한 효과였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분기 729억원 규모 상품운용손실을 입었는데, 올해 2분기 595억원 규모 상품운용손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올해 2분기 브로커리지와 IB 부문 수수료 등은 오히려 감소하면서, 순수수료수익이 2천2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 줄었다.
 

여의도 전경, 증권가 모습
[촬영 류효림]

 


hrs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1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