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지난해 3조4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에쓰오일은 올해 상반기 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에쓰오일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에쓰오일은 신용등급 'AA+'로 회복할 수 있는 갈림길에서 실적과 재무적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을 맞이하며, 추후 등급 상향이 현실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올해 2분기 36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대비 97.9% 줄어든 수준이다.

정제마진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정유부문에서만 3천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석유화학부문도 주력 품목들의 시장 약화로 제한적인 수준에서 영업이익을 내는 것에 그쳤다.

윤활부문만이 중국, 인도의 봄철 교체 수요와 주요 공급사들의 정기보수 등에 힘입어 견조한 스프레드를 유지하며 견조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시황이 흔들리자 에쓰오일의 현금흐름 및 재무지표는 신용평가사가 내건 상향 트리거에 소폭 벗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신용평가사들은 에쓰오일의 '순차입금/에비타(EBITDA, 상각전 영업이익)' 지표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신용등급 상향의 정량적 평가 기준은 나이스신용평가는 해당 지표 2.5배 미만, 한국신용평가는 3배 미만, 한국기업평가는 2배 미만으로 각각 상이하게 설정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이후 202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해당 지표를 1배 안팎으로 유지했다. 지난 2021년 1.4배, 2022년 0.9배 그리고 올해 1분기 말 기준 1.2배다.

그러나 올해 2분기 말 에쓰오일의 순차입금은 약 3조8천380억원이며 에비타(연단위 단순환산)는 약 1조4천억원으로, 순차입금/에비타는 2.74배 수준으로 추정된다.

1년 사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정유 시황에 따라 에쓰오일의 실적 역시 변동성이 확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며 2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곳간에 쌓았지만, 9조원을 투입하는 샤힌 프로젝트가 올해부터 오는 2026년에 걸쳐 진행되는 점도 재무적으로 큰 부담 요소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투자 비용의 약 71%를 자체 현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29%는 외부 조달할 계획이다.

한신평은 "중기적인 관점에서 대규모 자금소요로 일정 수준의 재무적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라며 "샤힌 프로젝트가 석유화학 및 저탄소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아람코의 전략에 따라 추진됨에 따라 대주주의 재무적 지원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지부진했던 정제마진이 최근 두 자릿수로 올라서며 회복세에 돌입하고 있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이번 달 첫째 주 11.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약 30% 가까이 급등한 수치이며, 지난 1월 넷째 주를 제외하고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에서 원유 가격 등 각종 원가를 제외한 이익을 뜻한다. 통상적으로 정제마진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여긴다.

정제마진 급등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자발적인 원유 감산 연장으로 국제 유가가 오른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6월 평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0달러 수준이었으나, 현재 81달러로 올라섰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준의 정제마진이 지속성을 갖는다면 충분히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간"이라며 "정기보수 일회성 요인의 제거 등으로 올해 3분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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