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CJ제일제당이 주도하는 반(反) 쿠팡연대가 공고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신세계 유통 3사 협업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흥강호 쿠팡의 존재감이 껄끄러운 신세계그룹, 컬리 등이 '쿠팡 포위 전선'에 참여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신제품 13종을 이마트, SSG닷컴, G마켓 등 신세계 유통 3사를 통해 선(先)출시한다.

다른 유통채널보다 약 두 달 먼저 선보이는 것이다.

신제품은 가정간편식(HMR) 카테고리인 '비비고 납작교자' 3종, '햇반 컵반' 2종과 K-스트리트 푸드 카테고리인 '비비고 떡볶이' 3종, '비비고 붕어빵' 3종 등이다.

이는 지난 6월 신세계그룹과 CJ제일제당이 '세상에 없던 제일 혁신적인 푸드의 신세계'라는 협업 콘셉트로 파트너십을 맺은 뒤 보인 첫 행보다.

양사는 올해 하반기 신제품을 공동 기획하고, 이를 신세계 플랫폼에 우선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파트너십의 첫 결실로서 만두, 햇반 등 핵심 신제품을 신세계 플랫폼에 선 론칭하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기업 간 시너지를 통해 소비자 니즈에 맞춘 혁신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유통 공룡들의 적극적인 사업 협력을 두고 일각에서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탄생한 '반쿠팡 연대'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그룹 역시 쿠팡의 급격한 성장세에 좌불안석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쿠팡은 신세계그룹의 유통부문(할인점·트레이더스·SSG닷컴·G마켓·이마트24·백화점·신세계라이브쇼핑 등 9개 계열사)을 실적 측면에서 압도했다.

쿠팡은 1천94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데 반해 신세계 유통부문은 492억원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매출은 쿠팡이 7조6천749억원이며, 이마트는 이보다 3천100억원가량 적은 7조3천608억원으로 집계된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2분기까지 1천1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한 쿠팡의 '와우 멤버십'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6월 '유니버스 클럽'을 선보이며 고객 록인(잠금)에 사활을 걸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신세계 유통 부문뿐만 아니라 다른 유통 채널과도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컬리와는 지난 3월부터 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에 나섰으며, 그 밖에 신선식품, 가공식품, HMR 등에서도 협업 중이다.

또한, CJ대한통운은 네이버와 브랜드 판매, 물류 데이터 확보 지원 기술 솔루션인 '네이버 도착 보장'을 공동 개발했다. 쿠팡의 '로켓배송'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11번가도 CJ제일제당과 손을 잡고 단독 프로모션을 개최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도 '반쿠팡연대'의 일원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9년 쿠팡이 대규모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쿠팡이 LG생활건강 등 납품회사에 경쟁 온라인몰에 납품가를 인상하도록 강요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2021년 공정위는 쿠팡에 시정 명령과 과징금 32억원을 부과했으나, 이후 쿠팡은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이에 신세계 유통 계열사에서 CJ제일제당 제품을 구매하면 '유시몰 가글제로 민트(LG생건)'를 주고, LG생건 제품을 사면 '비비고 육개장(CJ제일제당)'을 사은품으로 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의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업체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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