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예나 기자 =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문제를 두고 중국 정부가 통제력을 잃어가는 신호라는 비판이 나왔다.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사태는 과도한 레버리지가 문제였지만, 비구이위안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신뢰도 하락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올해 7월 중국의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매출은 전년 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구이위안의 올해 1~7월까지 귀속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줄어든 1천408억위안으로 추정돼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부동산 부문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먼저 부동산 부문의 공급망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공급업체 대상 지불금 감소는 이미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지난 3년간 건설 자재 공급업체들과 설계 및 건설업체들은 개발업체들로부터 제대로 돈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 사이 비구이위안이 공급업체들에 이체한 자금은 2천850억위안에서 1천920억위안으로 줄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그간 협력업체들이 이 같은 압박을 잘 견뎌냈으나 개발업체들의 자금이 더욱 부족해지며 추세가 변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비록 대형 협력업체는 정부의 도움으로 살아남을 것으로 보이나 실질적인 작업을 하는 소규모 설계 및 자재 업체들 사이에는 광범위한 (공급망) 붕괴가 퍼지는 것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위기가 국영기업에까지 퍼질 수 있다는 불안도 커졌다.

국유 부동산 기업인 위안양(遠洋·시노오션)마저도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최근 몇 주간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중국 국내 채권 시장에서도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인한 부담이 가해졌다.

2021년부터 중국의 개발업체는 거의 전부 국제 채권 시장에서 차단됐다. 중국 대형 투자자가 주도하며 어느 정도의 안정이 보장되는 역내 채권 시장은 국영기업에 개방됐다.

전문가들은 개발업체의 붕괴가 중국 대형은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염려에 대해, 중국 은행의 개발업체 익스포저는 합리적인 수준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다만 다른 방식으로의 전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CGS-CIMB 증권의 마이클 창 브로커는 "부동산 부문이 계속해 약세를 보이면 중국 정부가 은행에 부동산 업계에 대출을 더 제공하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는 은행의 수익성을 낮출 수 있으며 중국 경제가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좋지 못한 신용 할당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달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비구이위안으로 인해 중국 당국은 매우 고통스러운 위치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당국이 비구이위안 파산을 방관하면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공포가 퍼져 경제적 고통이 가중된다. 이로써 더 많은 채무불이행 기업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비구이위안에 구제책을 제공해도 향후 더 많은 기업이 구제 대상에 오르는 상황에 묶일 수 있다. 지속 불가능한 산업을 지원해야 하는 악순환이 전개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중국 당국은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개입은 하지 않고 있다.

yn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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