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과감하게 규제를 혁신하는 계기로 삼겠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한국투자증권의 글로벌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제1회 한국투자증권 글로벌 투자자 컨퍼런스(KGIC)에 참석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규제를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전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해외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한다.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로는 처음으로 한국,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국내외 87개 기업과 뉴욕, 싱가포르, 홍콩 등 국내외 기관투자자 180여명이 참석했다.

이복현 원장은 이 자리에서 "자본시장 관련 규제의 투명성과 국제 정합성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필요한 사안을 기탄없이 제안해달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축사에서 한국 금융당국이 기업 환경과 자본시장 인프라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현황을 설명하는 등 한국 금융당국은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규제 혁신' 의지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금융사 해외 진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 대표이사(CEO)들을 이끌고 싱가포르, 영국 런던 등 해외 IR을 다니며 'K-금융'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이 원장의 행보에 발맞춰 한국투자증권도 최근 글로벌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올해 2분기에만 글로벌사업 관련 임원 2명을 선임했다. 송상엽 글로벌사업본부장과 천광형 글로벌사업담당 전무가 그 주인공이다.

글로벌사업 관련 부서뿐만 아니라 한국투자증권 전 부서가 글로벌에 꽂혀있는 분위기다. 그 결실이 KGIC다. 홀세일부서를 중심으로 KGIC를 개최해 글로벌 투자자와 한국 시장을 이어주는 역할을 시도했다. KGIC는 패밀리 오피스 큰 손도 참석하는 등 한국투자증권 고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글로벌 금융 소비자들에게 신뢰받는 연결고리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번 행사는 그동안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플랫폼으로 통합하고, 나아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더욱 새롭고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지난 몇 년간 전 세계가 팬데믹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공급한 과잉 유동성과 이를 정상화하기 위한 정책이 복합적으로 얽혀 지금의 금융시장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믿고 함께할 수 있는 파트너가 누구인지는 더욱 선명해지기 마련"이라며 "한국투자증권은 고객의 진정한 친구이자 투자 파트너로서 신뢰할 수 있는 정직한 친구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마련한 해외투자자 대상 IR의 주요 목적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우려 해소'로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성공적인 '행동주의' 사례를 만들었던 김규식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의장을 첫 번째 전문가 강연자로 배치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행동주의펀드의 주주행동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했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김 의장은 행동주의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행동주의에 성공하면서 SM엔터테인먼트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일반적으로 이사회 의장과 사외이사는 지배주주가 정하기 때문에 경영진을 견제하기 어렵지만, 얼라인이 선임한 감사 등 사외이사들은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의 내부거래 문제를 해소하는 등 주주 친화적 정책을 펼쳤다고 김 의장은 설명했다.

김 의장은 "행동주의 펀드 목적은 이사회 진입"이라며 "남양유업에서도 행동주의펀드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추천한 심혜섭 감사가 선임된 뒤 홍 회장 등을 상대로 과한 퇴직금 결의 취소소송을 제기했는데, 감사는 이를 회삿돈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난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은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강성부 KCGI 대표, 김형균 차파트너스 본부장, 안다자산운용 등 대표적인 행동주의펀드 관계자들이 KGIC에 대거 참석해 한국 행동주의 펀드에 관해 토론할 예정이다.

KGIC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유망하게 보는 한국 기업 및 업종도 엿볼 수 있다.

첫날 이차전지 대표 격인 포스코홀딩스 리튬사업전략부서 리더가 강연자로 나섰다. 둘째 날은 팹티스 스타트업인 메티스엑스 김진영 대표가 한국 메모리 산업,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코난테크놀로지 임완택 전략기획본부장이 한국 인공지능 산업 전망을 설명한다. 마지막 날은 한국 베터리 산업을 소개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행사를 기점으로 해외 기업 및 투자자들을 국내로 초청하는 IR 콘퍼런스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금융부 송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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