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이 감산을 지속하겠다는 의지 표명을 하면서 국제유가가 들썩거린다. 아직 섭씨 30도가 넘는, 푹푹 찌는 9월이지만 가을 다음에 겨울이 오는 게 이치라는 걸 아는 시장참가자들은 조바심을 낸다. 유가가 생각보다 더 오르면 안정권으로 접어든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국채시장부터 반응하고, 곧 아시아 시장도 꿈틀한다. 올가을에 '셧다운' 가능성이 있는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미국 국채 금리가 훌쩍 뛴 여파로 우리 국고채 금리도 올랐다. 9월 말로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미정부는 2024년 예산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지만 민주, 공화 양당 간 갈등으로 요원한 상태다.

국고채와 미 국채 금리는 고물가 장기화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더라도 변동 폭에서는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게 서울채권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야당의 수십조원대의 추경 편성을 거부하고, 40조원대의 세수 부족에도 재정건전성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지속해서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부채한도 협상 등 정치적 대치로 인한 재정 거버넌스 약화를 이유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국고채 금리가 튀더라도 안정세를 보인다면 정부의 이자 부담 경감뿐 아니라 국고채에 가산금리를 붙여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과 가계에도 이득을 주는 효과가 있다.

국제기구도 현 정부의 재정기조를 지지한다. 최근 연례협의를 마친 국제통화기금(IMF)은 현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맨 내년 예산안을 편성한 것과 긴축적 재정·통화 정책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팬데믹 기간 재정이 매우 확장적이었지만, 정부부채 증가를 억제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지속해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 기조 유지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단기적으로 성장 부담보다 중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재정운영이 될 거라고도 했다. 피치도 2024년 예산안을 건전한 재정관리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라며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전 세계 최빈국에서 원조해주는 유일한 나라가 된 대한민국은 기후변화와 무역 갈등, 고령화 등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하지만 제이슨 알포드 세계은행 한국사무소장이 본 한국의 성공 비결이 앞으로도 유지된다면 고무적이다. 알포드 소장은 "발전을 위해 무언갈 시도할 결정을 내리는 정부와 기업, 국민의 의지가 한국의 성공 비결"이라며 "세계은행이 다른 나라에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올해 7월18일 오전 10시 송고한 '세계은행 한국사무소장이 본 대한민국 발전 비결은' 기사 참고) '의지'라는 단어는 국어사전에 '어떠한 일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나와 있다. 자기가 생각한 대로 살려고 마음먹겠다는 의미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 준칙이 대표적인 마음 먹기다. 그렇게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는 사는 대로 생각한다. (취재보도본부 금융시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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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한강의 기적' 배워 다른 나라 돕는다 | 제이슨 알포드 세계은행 한국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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