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강력한 비둘기파적 기조 전환에 "땡큐"를 외쳤다.

뉴욕증시는 연준이 내년 3회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자 연준의 긴축이 종료되고 새로운 챕터가 시작된다는 점에 환호했다.

미국 국채금리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사실상 긴축 사이클의 종료를 알린 데다 파월 의장마저 비둘기파적 립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주요 통화 대비 급격한 약세를 보였다. 안전자산 성격의 달러화는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매도 대상이 되는 분위기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가 2주 연속 감소했다는 소식과 FOMC 결과에 상승했다.

연준은 연방기금금리(FFR) 목표치를 5.25%~5.50%로 유지했다. 이는 3회 연속 동결로 지난해 3월부터 총 11회, 5.25%포인트 인상한 긴축 사이클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내년 말 금리 전망치는 4.6%로 기존의 5.1%에서 크게 낮춰잡았다. 이는 내년 0.75%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한 것으로, 0.25%포인트씩 3회 인하를 예상한 셈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19명 중 3회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6명으로, 이보다 적은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8명, 이보다 큰 폭의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5명으로 나타났다.

내후년 연말 전망치는 3.6%로 이전의 3.9%에서 하락해 1%포인트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지난 1년간 완화했다"라고 표현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올해 말과 내년 말 근원 PCE 가격지수 전망치를 각각 3.2%, 2.4%로 제시해 기존의 3.7%, 2.6%에서 크게 낮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위원들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지 않았으며 (동시에) 금리 인상 가능성을 테이블에서 내려놓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월은 "정책 금리가 이번 긴축 사이클의 고점에 있거나, 고점 근처에 있다고 믿지만, 경제는 경제 예측가들을 놀라게 했다"며 "2%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향한 계속된 진전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라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앞으로의 관심은 금리 인하에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은 그동안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파월은 앞으로의 관건은 "언제부터 정책 제약의 규모를 되돌리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라며 "이것이 앞으로 우리가 보는 주제가 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기대가 있다"고 언급했다.

정책의 무게 중심이 연준의 피벗(정책 전환)으로 돌아섰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의 내년 3월 첫 금리 인하 가능성을 80% 가까이 반영했다.

연준 회의에 앞서 발표된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계절 조정 기준 전달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1% 상승을 밑돈 것이다. 10월 수치는 전달보다 0.4% 하락한 바 있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12.30포인트(1.40%) 오른 37,090.2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3.39포인트(1.37%) 상승한 4,707.09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0.57포인트(1.38%) 뛴 14,733.96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7,000을 넘어섰고, S&P500지수는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4,700을 돌파했다. 나스닥지수도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긴축이 사실상 마무리되고, 내년부터 금리 인하에 들어설 것이라는 점에 환호했다.

연준의 긴축이 사실상 종료되고, 내년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달러화 가치와 국채금리가 급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달러지수는 0.9%가량 하락한 102.894 근방까지 떨어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30bp 이상 떨어진 4.42%를, 10년물 국채금리는 18bp 밀린 4.01%를 기록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올랐으며, 유틸리티, 부동산 관련주가 3% 이상 상승했다. 헬스, 필수소비재, 금융, 임의소비재, 에너지, 자재, 산업 관련주도 1% 이상 올랐다.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애플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3조800억달러에 달한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52%가량 상승했다.

화이자의 주가는 2024회계연도 매출과 이익 가이던스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면서 6% 이상 하락했다.

테슬라는 회사가 자율주행 보조장치 결함에 200만대 이상을 리콜한다는 소식에도 주가는 1%가량 상승했다.

수공예품 전문 온라인 쇼핑 몰인 엣시의 주가는 직원의 11%가량을 감원한다는 소식에 2% 이상 하락했다.

US스틸의 주가는 여러 곳으로부터 인수제안을 받았다는 소식에 6% 이상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시장의 기대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에 시장이 환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슈왑 금융리서치센터의 캐시 존스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그야말로 파티다"라며 "피벗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볼빈자산운용의 지나 볼빈 사장은 보고서에서 "연준이 오늘 시장에 이른 휴일 선물을 줬다"라며 "마침내, 처음으로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내놨다"고 언급했다.

그는 "시장이 연준을 향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연준이 시장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산타 랠리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내년 3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78%에 달했다. 0.2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은 66.1%,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12.2%에 달했다. 내년 5월까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97%에 달한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2포인트(0.99%) 오른 12.19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17.26bp 급락한 4.033%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26.02bp 급락한 4.479%를 가리켰다.

30년물 금리는 12.31bp 떨어진 4.183%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53.3bp에서 -44.5bp로 큰폭 축소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은 연준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조 전환에 주목하며 채권을 강력하게 매수했다.

연준은 내년 3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며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점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기조 전환을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파월 의장은 FOMC 후 기자회견에서 "많은 경제지표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중이고 우리는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긴축 정책이 사이클상 고점이거나 고점 부근에 도달했다"며 "다음 질문은 언제 제약적인 통화 정책을 되돌리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시작된 작년 초 이후 파월 의장이 중립적 혹은 매파적 발언으로 기울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완화적인 발언인 것이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를 너무 오랫동안 높게 유지하는 위험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는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강하게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이 주목하던 점도표도 내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해 하향 조정됐다.

지표 전반적으로 통화완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어 채권 투자자들도 매수 포지션을 강력하게 잡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브라이언 컬튼 분석가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고점에 가까워졌다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2.970엔으로, 전일 뉴욕장 마감가 145.501엔보다 2.531엔(1.74%) 급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8812달러로, 전장 마감가 1.07971달러보다 0.00841달러(0.78%) 올랐다.

유로-엔 환율은 155.55엔으로, 전장 157.05엔보다 1.50엔(0.96%)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799보다 0.85% 하락한 102.913을 기록했다.

이날 외환시장은 FOMC 회의 결과에서 '금리인하 신호'에 주목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적절할 수 있는 '어떤 것이든(any)' 추가적인 정책 강화의 정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 통화 정책의 누적된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시차, 경제 및 금융 변화를 고려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기존 성명에서 'any'라는 단어가 추가된 것으로 추가 정책 강화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으로 향후 금리 인상이 없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은 내년 1월에 83.5%의 금리동결 확률을 반영하면서 16.5% 정도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내년 3월 25bp 금리인하 확률은 66.1%로 금리 동결 확률 21.7%를 넘어섰다.

이와 함께 내년 5월에는 현 수준(5.25~5.50%)보다 50bp 낮은 수준인 4.75~5.00%로의 금리인하 확률이 57.3%로 높게 나타났다.

비둘기파적인 파월 의장의 발언에 달러-엔 환율은 장중 142엔대로 낮아졌다. 이는 지난 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로-달러 환율도 장중 1.088달러대로 오르면서 유로 강세, 달러 약세를 나타냈다.

오는 14일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 회의에서 얼마나 완화적인 스탠스를 보일지 확인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이날은 파월 의장 여파가 크게 반영됐다.

유로-달러 환율이 1.088달러대로 오른 것은 지난 4일 이후 처음이다.

미 국채수익률이 급락한 점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전일 전산장 마감가 대비 17bp 정도 급락했고, 2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29bp 가까이 폭락했다.

30년물 미 국채수익률 역시 장중 13bp 정도 급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14일에 열리는 영국 잉글랜드은행(BOE)의 통화정책 결정도 살피고 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달러 약세를 반영해 1.263달러대로 급격히 올랐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더라도 급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조나스 골터만과 조나단 피터슨 이코노미스트는 "위험 심리에 대한 전망은 이전에 예상한 것보다 낫다"며 "미국 금리 하락 전망은 달러화에 불리하게 작용하지만 미국 경제가 다른 주요국보다 좋은 성과를 보이고, 주식시장도 AI(인공지능) 기술주를 중심으로 거품이 있어 잘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86센트(1.25%) 오른 배럴당 69.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2주 연속 감소한 데다 내년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가가 상승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8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425만8천배럴 줄어든 4억4천77만3천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5년 평균 대비 2%가량 적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120만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휘발유 재고는 40만9천배럴 늘어난 2억2천401만3천배럴을,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149만4천배럴 증가한 1억1천353만9천배럴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는 190만배럴 늘어나고,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4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재고는 120만배럴 증가한 3천80만배럴로 집계됐다.

지난주 미국의 정제 설비 가동률은 90.2%로 직전주의 90.5%보다 하락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90.8%를 예상했다.

이날 연준은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동결했다. 또한 내년 연말 금리가 4.6%에 달할 것으로 예상해 총 0.7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금리 인하는 경기를 촉진해 유가에는 긍정적이다.

주식과 원유 등 위험자산이 오르고, 국채금리가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1% 가까이 떨어진 102.897에서 거래됐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이 저렴해져 원유 수요를 자극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와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치를 기존대로 유지한 점도 유가를 떠받쳤다.

OPEC은 월간 보고서에서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는 하루 22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와 같다.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치도 250만배럴 증가로 기존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OPEC은 내년 중국의 경제 반등과 미국의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가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의 수요는 올해 위축된 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OPEC은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 기존 2.8%에서 상향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유지했다.

이날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탈화석연료 전환'에 합의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이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문구가 빠진 것으로 그동안 OPEC은 공개적으로 화석연료의 퇴출에 반대해왔다.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 등을 모두 아우르는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는 이 같은 움직임은 산유국들의 반대에 기존보다 후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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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채권 기사의 시세는 현지 시간 오후 3시 기준으로 작성된 것으로 마감가와 다를 수 있습니다. 뉴욕채권 마감가는 오전 7시30분 송고되는 '[美 국채금리 전산장 마감가]' 기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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