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채권금리의 가파른 하락세가 부각됐다.

뉴욕증시는 연말 거래량 축소로 한산해진 분위기 속에서 이전 고점을 경신할지를 주시하며 상승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올해 마지막 주간에도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경우 10bp 넘게 하락하면서 작년 종가를 마침내 밑돌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말 금리가 5%를 넘을 때만 해도 10년물 금리는 작년 종가 대비 올해 상승률이 30%에 육박했으나 불과 두 달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달러화 가치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가 낙폭을 늘리면서 달러화 매력도도 떨어지는 흐름이다.

뉴욕유가는 홍해 항로를 통한 물류 상황을 주시하며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 3월에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내년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90%까지 올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연준이 예상보다 더 늦게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날 국채금리가 강한 입찰 수요를 확인한 후 큰 폭으로 하락한 점도 증시 지지에 일조해다.

국채금리는 미국 재무부의 580억달러 규모 5년물 국채 입찰 이후 하락 폭을 확대했다. 발행 금리가 이전보다 낮아지고 응찰률은 이전보다 높아졌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나온 2년물 국채 입찰에서 강한 수요를 확인하면서 이번 입찰도 수요가 강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1bp 떨어진 3.78% 근방에서 움직였고, 2년물 국채금리는 13bp 가량 밀린 4.22% 근방에서 거래됐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1.19포인트(0.30%) 오른 37,656.5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83포인트(0.14%) 상승한 4,781.58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4.60포인트(0.16%) 오른 15,099.18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S&P500지수가 종가 기준 지난해 1월 3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4,796.56에 도달할지와 국채금리 움직임을 주시했다.

연말 재료 부재 속에 증시 거래량은 지난주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3대 지수는 지난주까지 8주 연속 올랐으며 이번 주까지 오름세를 보이면 9주 연속 상승이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각각 13%, 24% 이상 올랐으며, 나스닥지수는 44% 상승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내년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가 랠리를 보여왔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에너지, 통신, 유틸리티 관련주가 하락하고, 부동산, 헬스, 필수소비재 관련주가 올랐다.

애플 주가는 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애플워치의 수입 금지 조치를 일시적으로 보류시켰다는 소식에도 전날과 거의 같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의 주가는 상하이 공장에서 모델Y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2% 가까이 올랐다.

넷이즈의 주가는 중국 당국이 온라인 게임업체에 대한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음에도 5%가량 하락했다.

심혈관 바이오 제약업체 사이토키네틱스의 주가는 회사가 비후성 심근증(HCM) 치료제인 아피캄텐의 3상 임상에 대한 긍정적 결과를 내놓으면서 82%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랜스버그 베넷 프라이빗 웰스매니지먼트의 마이클 랜즈버그 수석투자책임자(CIO)는 마켓워치에 "주식시장이 내년 예상되는 금리 인하 폭에 대해 너무 낙관하고 있다"라며 "(자사는) 시장이 현재 예상하는 만큼 많은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연말 랠리가 계속될수록 이는 내년 이익의 일부를 당겨쓰고 있는 것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내년 7월부터 총 3회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라며 "경제에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그보다 이른 금리 인하는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내년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90.2%를 기록했다.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73.9%,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16.4%로 나타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56포인트(4.31%) 하락한 12.43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10.20bp 하락한 3.788%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11.79bp 떨어진 4.234%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9.76bp 떨어진 3.942%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46.2bp에서 -44.6bp로 축소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미국 국채 매수 심리를 강력하게 자극하고 있다.

성탄절 연휴 전후로 채권금리가 방향성을 상실하면서 올해 마지막 주는 보합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연준이 더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리 하락 속도도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연준의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3월로 앞당겨지리라 예상되면서 채권시장도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만 해도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70%대였으나 최근 90%를 넘고 있다. 시장의 과도한 낙관론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으나 미국 국채시장은 일단 빠른 속도의 기준금리 인하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이날 10년물 금리는 10bp 넘게 하락하면서 연간 상승률도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2022년의 10년물 금리 연간 종가는 3.879%였다. 이날 10년물 금리가 3.78% 선에 진입하면서 올해 채권금리 상승률은 전년 종가 대비 -2.31%로 집계됐다. 10년물 금리 3.78%는 지난 7월 19일 이후 최저치다.

금리 하락세가 지난 두 달간 매우 가팔랐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지난 10월 23일 10년물 금리가 올해 연고점인 5.022%를 찍었을 때 올해 금리 상승률은 전년 종가 대비 29.45%에 달했다. 하지만 두 달여 만에 약 30%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마이너스 상승률로 돌아서는 극도의 변동성 장세가 현재 펼쳐지는 중이다.

SPI자산운용의 스티븐 아이네스 매니징 파트너는 "헤드라인 및 근원 인플레이션의 둔화로 중앙은행들이 제약적인 정책을 느슨하게 할 여력이 생겼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 둔화로 더 높은 수준의 실질 금리는 갈수록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미국 재무부의 5년물 국채 입찰에서 발행 금리는 3.801%로 정해졌다.

응찰률은 2.50배였다.

해외투자 수요인 간접 낙찰률은 70.6%로 나타났다.

직접 낙찰률은 15.4%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주요국 외환시세 화면(화면번호 6411번)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1.806엔으로 전일 뉴욕장 종가 142.431엔보다 0.625엔(0.44%)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1054달러로 전장 1.10420달러보다 0.00634달러(0.57%)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57.49엔으로, 전장 157.27엔보다 0.22엔(0.14%)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종가 101.465보다 0.52% 하락한 100.938을 기록했다.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배경엔 미국 국채금리의 급락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국채금리는 대부분의 만기 구간에서 10bp 안팎으로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10년물 금리의 경우 이날 3.78% 선까지 내려오면서 연간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하기도 했다.

국채금리의 가파른 하락은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빠르게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그만큼 달러화의 매력도도 낮아지기 때문에 달러화를 매도하고 다른 통화를 매입하려는 수요를 자극하게 된다. 게다가 연말을 맞아 포지션을 청산하려는 수요도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달러인덱스가 100 선을 위협받는 점도 특기할 만한 부분이다. 달러인덱스가 100을 하향 돌파한다면 지난 7월 중순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지난 7월 중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화 가치의 강한 연관성이 확인되는 부분이다.

이날 주요 지표는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일본은행(BOJ)의 12월 금융정책 결정회의 의사록이 공개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급하게 정책 기조를 전환(피벗)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1명의 위원은 "인내심을 갖고 통화완화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며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종료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물가 목표치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은행 위원은 YCC 정책 아래에서 임금과 물가 움직임을 살펴봐야 한다며 만일 내년 봄 임금상승률이 예상보다 높더라도 인플레이션이 2%를 대폭 웃돌 가능성은 작다고 예상했다.

전반적으로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수익률곡선통제 정책을 종료하기 위해선 임금과 물가 간의 선순환 관계가 우선 확인돼야 한다는 게 일본은행의 기조다. 이는 일본은행이 조만간 기조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다소 거리가 있는 결과다.

다만 이같은 비둘기파적 의사록에도 미국 국채금리의 가파른 하락에 연동돼 달러-엔 환율은 이날 하락하고 있다.

스위스쿼트의 아이펙 오즈카르데스카야 분석가는 "달러화는 여전히 매도 압력을 받고 있다"며 "전날 미국 국채 입찰에서도 시장 참가자들이 좋은 가격에 매입하기 위해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46달러(1.93%) 하락한 배럴당 74.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지난 4거래일 중에 3거래일간 하락했다.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 일대를 지나는 화물선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일대의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하지만, 세계 2위 해운업체인 덴마크의 머스크가 이르면 며칠 이내에 홍해 운항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홍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다.

머스크는 며칠 혹은 몇주 이내에 수십 척의 컨테이너선이 수에즈 운하와 홍해를 재통과하는 일정이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비상계획에 따라 홍해 재통과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프랑스의 CMA CGM도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 수를 차츰 늘리고 있다고 밝혀 글로벌 해운사들이 홍해 항로로 복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대다수 해운사가 운항 재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현재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스위스쿼트의 아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홍해에서의 물류 혼란을 고려하면 "강세 반응은 상대적으로 약해보인다"라면서도 WTI 가격이 배럴당 74~75달러 사이에서 저항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완만한 속도로 유가가 랠리를 계속할 것 같다"라면서도 다음 목표치는 200일 이동평균선인 배럴당 78달러 근방으로 모멘텀이 약해 유가가 이 수준에서 강한 저항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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