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8일(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금융시장은 고점 부담이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심리를 누르는 하루였다.

뉴욕증시는 연말 한산한 분위기 속에 고점 부담에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쳐 이전 최고치를 10포인트가량 남겨둔 상태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금리는 최근 가파른 하락세에 대한 반발 심리로 5bp 넘게 상승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혼조세를 보였다. 엔화에 대해선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로화에 대해선 소폭 강세 흐름이다. 달러인덱스는 상승하며 101로 올라섰다.

뉴욕유가는 글로벌 선박회사들이 홍해 운항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물류 불안이 다소 완화되면서 하락했다.

뉴욕증시의 올해 마지막 거래일은 다음날인 29일이다. 다음날 채권시장은 평소보다 1시간 이른 오후 2시에 마감하며, 주식시장은 오후 4시 정규 시간에 마감한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증시에 훈풍이 되고 있다. 다만 지수가 역대 최고치 수준에 근접하면서 조정 우려에 지수 움직임은 크지 않은 편이다.

시장을 움직일 재료가 부족한 가운데 최근의 채권 금리 하락세는 증시를 지지하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 3.8%를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날은 소폭 반등해 3.85% 근방에서 움직이고 있다. 해당 금리는 지난 10월 말에는 5%를 돌파하며 긴축 위험을 높인 바 있다.

채권 금리는 연말 탄탄한 채권 수요를 확인한 가운데 내년 이른 금리 인하 기대가 가격에 반영되면서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이번 주 진행된 2년물과 5년물 국채 입찰에서 강한 수요가 확인되면서 채권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다만, 이날 7년물 국채 입찰 수요는 예상보다 다소 약했다. 이 소식에 금리가 오르면서 주가도 입찰 결과가 나온 오후 1시경에 오름폭을 크게 내줬다.

시장은 내년 연준이 총 6~7회가량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최근 연준 위원들이 내놓은 금리 인하 전망치의 두 배 수준이다.

이 때문에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며, 빠른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해온 주가 랠리가 멈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23일로 끝난 한 주간 새롭게 실업보험을 청구한 이들의 수는 직전주보다 1만2천명 증가한 21만8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1만5천명을 웃도는 결과다. 해당 수치는 21만명 내외에서 큰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미국의 11월 무역적자는 전월보다 7억달러(0.8%) 늘어난 903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이후 최대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896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11월 잠정주택판매지수는 전월과 같은 71.6을 나타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예상치(1.0% 상승)를 밑도는 수준이다. 잠정주택판매지수란 주택의 매매계약까지는 성사됐으나 대금 지급 등 거래가 완결되지 않은 상태를 지수화한 것으로 기존 주택판매를 선행하는 지표이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53.58포인트(0.14%) 오른 37,710.10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77포인트(0.04%) 상승한 4,783.35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04포인트(0.03%) 하락한 15,095.14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5거래일 연속 올라 역대 최고치인 4,796.56에서 13포인트가량만을 남겨둔 상태다.

그러나 전날 7포인트에 이어 이날도 1포인트가량 오르는 데 그치는 등 사실상 역대 최고치 근방에서 거의 움직임이 없는 모습이다.

다우지수는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나 오름폭은 축소되고 있다.

다우지수는 올해 들어 13.8%가량 올랐으며, S&P500지수는 같은 기간 24.6% , 나스닥지수는 44.2% 가량 올랐다. 나스닥 지수의 상승률은 2003년 이후 최대폭이다.

S&P500지수 내 부동산, 유틸리티, 금융, 헬스, 기술 관련주가 오르고, 에너지, 자재, 임의소비재 관련주는 하락했다.

암호화폐 채굴업체 마라톤 디지털의 주가는 9% 이상 하락했다. 해당 종목은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감에 전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올랐다. 해당 기간 상승률은 100%를 웃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웨드부시가 목표가를 425달러에서 450달러로 상향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0.3% 상승했다.

보잉 주가는 보잉이 항공사들에 737맥스 여객기에 대해 전수 조사를 요청했다는 소식에 0.7%가량 하락했다. 이는 한 항공사의 737맥스 여객기에서 방향타 시스템 부문에 너트가 빠진 볼트가 나온 것을 발견한 이후 나온 조치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연준의 내년 금리 인하 기대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연말 산타랠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피터 에셀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대표는 "시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 임무를 달성했다고 축하하고 있다"라며 "약간의 파티 모드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슨그룹의 리안 데트릭 전략가는 "이번 랠리는 지금까지 본 최고의 연말 랠리 중 하나이며, 이번 랠리의 대부분은 연준이 12월 회의에서 방향 전환에 나서기 전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데트릭은 이번 랠리는 "우리가 작년의 약세장에서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상기시켜주는 동시에 먹구름이 오면 태양이 항상 그 뒤에 나온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고 강조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내년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88.3%를 기록했다.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74.1%,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14.2%로 나타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4포인트(0.32%) 오른 12.47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6.19bp 오른 3.850%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5.34bp 상승한 4.287%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5.24bp 뛴 3.994%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44.6bp에서 -43.8bp로 축소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미국 국채시장은 전날 국채가격 상승에 따른 반발 매도가 나오면서 조정을 받는 분위기다.

연준이 더 빠르게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금리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인식도 힘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 10년물 금리의 경우 지난 두 달여 사이에 120bp 넘게 급락한 상태다.

연준의 기조 전환에 대해 기대감이 있더라도 단기물 금리가 이미 내년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마저 하회하는 만큼 속도 조절론에 조금씩 힘이 실리고 있다.

연준은 이달 중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내년 말 기준 연방기금(FF) 금리 중간값을 4.6%로 제시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이미 4.2%대까지 내려갔다.

미국 국채 물량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금리인하 기대감이 완연한 현재까지는 시장이 무난하게 소화하는 모습이다. 전날 미국 재무부는 5년물 국채를 580억달러 규모로 발행했음에도 시장은 이를 별 탈 없이 소화했다.

이날 입찰에서는 수요가 소폭 둔화하기는 했다. 미국 재무부가 400억달러 규모로 발행한 7년물 국채의 발행 금리는 3.859%로 결정됐다. 지난번 7년물 국채입찰 때 발행금리는 4.399%였다.

응찰률은 2.5배로 지난번 입찰 때의 2.44배보다 소폭 증가했다.

해외투자 수요인 간접 낙찰률은 63.7%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직접 낙찰률은 19.37%로 지난번 입찰 때의 15.8%에서 높아졌다.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딜러가 가져가는 비율은 16.19%였다. 지난번 입찰에선 20.3%였다.

스위스쿼트뱅크의 이펙 오즈카르데스카야 선임 분석가는 "미국 5년물 국채는 완충 수요를 확인했다"며 "채권금리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 속에 좋은 매물이라는 인식이 나왔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주요국 외환시세 화면(화면번호 6411번)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1.360엔으로 전일 뉴욕장 종가 141.806엔보다 0.446엔(0.315%)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0640달러로 전일 뉴욕장 종가 1.11054달러보다 0.00414달러(0.37%) 내렸다.

유로-엔 환율은 156.44엔을 기록하며 전장 종가 157.49엔보다 1.05엔(0.67%)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 뉴욕장 종가 100.938보다 0.269포인트(0.27%) 오른 101.207에 마감했다.

전날 미국 국채금리가 급락하면서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던 달러화는 이날 일부 반등하는 흐름이다.

미국 국채시장이 과도한 금리하락 속도를 경계하며 상승하자 달러화 가치도 일부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엔 환율은 장 중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한때 140.244엔까지 1.6엔 넘게 하락하기도 했던 달러-엔 환율은 뉴욕 시각으로 이날 오전 11시 무렵부터 빠르게 낙폭을 축소해 141.3엔대로 장을 마쳤다. 장 중 최저치와 종가가 1엔 넘게 차이가 있다.

미국 국채금리가 하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달러-엔 환율이 올해 가파르게 치솟았던 만큼 내려오는 속도도 빠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엔화를 제외하면 이날 미국 달러화는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흐름이었다. 미국 국채금리가 속도 조절론 속에 5bp 넘게 반등하면서 달러화 가치도 동반 상승했다.

그럼에도 달러화 가치의 하락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브래드 벡텔 글로벌 외환 총괄은 "달러화 매도 흐름은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1월에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1월에도 하락세를 지속하다 (단기적으로) 바닥을 한 번 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만큼 달러화 매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여론이다.

반대로 내년에 달러화 가치가 내려가면서 유로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벡텔 총괄은 "최근 유럽중앙은행(ECB)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문제라는 점을 지적함에 따라 유럽 기준금리가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맞물려 유로화 가치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직전주보다 1만2천명 증가한 21만8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1만5천명을 상회하는 결과다.

시장 예상보다 고용 상황이 악화한 만큼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근거를 제공할 수 있는 지표 결과다. 시장은 이날 실업 지표 결과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34달러(3.16%) 하락한 배럴당 71.7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5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유가는 이틀 연속 하락했으며 이틀간 하락률은 5.03%에 달한다.

세계 2위 해운업체인 덴마크의 머스크가 앞으로 며칠 이내에 홍해 운항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홍해 항로에 대한 불안이 다소 완화됐다.

앞서 프랑스의 CMA CGM도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 수를 차츰 늘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 등 대형 선박회사들이 예멘 반군 후티의 공격을 이유로 홍해 운항을 중단하면서 세계 물류 불안을 부추긴 바 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머스크의 운항 재개 소식은 "홍해 항로가 재개돼 수주 더 빨리 시장에 공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SPI에셋 자산운용의 스티븐 이네스 매니징 파트너도 "세계적인 해운 기업들이 후티 반군의 계속되는 공격에도 홍해를 통한 운항 재개를 준비하면서 유가가 하락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운항 재개 결정은 다국적군이 해당 지역의 방어에 성공할 것이라는 계산된 위험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날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많이 줄었다는 소식에도 최근 유가를 끌어올렸던 홍해 물류 대란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면서 유가는 낙폭을 확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22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711만4천배럴 줄어든 4억3천656만8천배럴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40만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휘발유 재고는 66만9천배럴 줄어든 2억2천605만4천배럴을,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74만1천배럴 증가한 1억1천576만5천배럴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10만배럴 증가하고,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7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미국의 정제 설비 가동률은 93.3%로 직전 주의 92.4%보다 높아졌다.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92.4%였다.

jhji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0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