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4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민간 고용 지표가 예상 밖 호조를 보이면서 조정 심리가 자극 받았다. 고용 흐름이 개선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서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리겠다는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간 시장은 연준이 오는 3월 첫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랠리를 이어왔다. 하지만 민간 고용 지표에 이어 미국 정부의 공식 고용 수치도 견고하게 나오면 시장은 자산가격을 빠르게 재산정하려 들 수 있다.

뉴욕증시는 민간 고용 지표가 견조하게 나온 가운데 연초 조정에 대한 우려 속에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금리는 민간 고용지표가 예상 밖으로 호조를 보이면서 일제히 올랐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혼조세를 보였다.

연준의 올해 금리인하 경로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고용시장 관련 지표들이 호조를 보이면서 달러화가 엔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독일의 12월 인플레이션이 에너지 기저효과로 반등하고, 유로존 금리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유로화도 지지력을 보였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큰 폭으로 늘었다는 소식에 수요 둔화 우려가 부상하며 하락했다.

이날 나온 고용 지표도 대체로 긍정적이라 올해 인플레이션과 고용이 예상만큼 빠르게 둔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2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16만4천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1월의 10만1천명 증가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3만명 증가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 지표는 노동부의 비농업 고용보고서를 하루 앞두고 나와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함을 시사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노동부의 비농업 고용이 지난해 12월에 17만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달에는 19만9천명 증가한 바 있다. 12월 실업률은 3.8%로 전달의 3.7%에서 소폭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감원도 감소했고,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도 예상보다 적었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 감원 보고서에 따르면 12월 감원 계획은 3만4천817명으로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도 20%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3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직전 주보다 1만8천명 감소한 20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1만9천명을 밑돈 것이다.

최근 주가와 채권 가격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지난해 연말 주식과 채권 시장의 랠리를 이끌었던 골디락스 환경이 역전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HSBC의 전략가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의 잠재적 상승 위험과 계속돼온 강력한 매수 활동으로 인해 앞으로 몇 주간 '역 골디락스(reverse Goldilocks)' 상황이 우리를 강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15포인트(0.03%) 오른 37,440.3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6.13포인트(0.34%) 하락한 4,688.68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1.91포인트(0.56%) 떨어진 14,510.30으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내림세로 돌아선 지 하루 만에 반등했다. S&P500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5거래일째 하락했다.

연초부터 지수는 대체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그동안 고공 행진했던 애플에 대한 투자 등급 하향 소식으로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한 데다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는 우려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투자자들은 애플의 투자 등급 하향 소식과 민간 고용 지표 등을 주목했다.

연초 바클레이즈가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내린 데 이어 월가에서 또 다른 기관이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내렸다.

이날 파이퍼샌들러는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앞서 바클레이즈가 애플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낸 것보다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월가에서 연초부터 애플에 대한 부정적 보고서가 연이어 나오는 것은 지난해 고공 행진한 기술주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주가는 이날 1% 이상 하락했다.

금리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6%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주에는 80%를 넘었었다.

S&P500지수 내 금융, 산업, 헬스 관련주가 오르고, 에너지, 임의소비재, 통신, 기술 관련주는 하락했다.

메타의 주가는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해 말 두 달간 2년 만에 처음으로 회사 주식을 매각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0.8%가량 올랐다.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의 주가는 분기 실적 호조에도 배당을 48% 줄였다는 소식에 5% 이상 하락했다.

자율주행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모빌아이의 주가는 회사가 재고 부담이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24% 이상 급락하고 있다. 모기업 인텔의 주가는 0.4%가량 떨어졌다.

펠로톤의 주가는 틱톡과의 제휴 소식에 14%가량 올랐다.

석유업체 APA의 주가는 원유 탐사업체 캘런 페트롤리엄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7%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연준 당국자들의 예상보다 많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많은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허틀 캘러헌&코의 브래드 콩거 부수석투자책임자(CIO)는 마켓워치에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은 "매우 보수적"이라며 "올해 말까지 시장이 예상한대로 설사 최대 7회 인하는 없더라도 5~6회 인하 정도는 상당히 타당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가정이 너무 많이 과장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라며 "한 번 더 인하 정도가 실제 필요한 것보다 더 나아간 것일 수 있지만, 많이 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6.4%를 기록했다.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62.1%, 0.50%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4.3%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9포인트(0.64%) 오른 14.13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8.51bp 뛴 3.993%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6.27bp 상승한 4.383%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8.21bp 오른 4.135%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41.2bp에서 -39bp로 축소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민간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이 조기에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줄어드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이날 상승세를 보이던 미국 국채금리는 지표 발표 후 오름폭을 늘렸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민간 고용은 월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고 미국 기업들의 감원 계획도 전월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보험 청구 건수도 감소했다.

이날 발표된 민간 고용 지표들이 전반적으로 업황 개선을 가리키면서 이르면 3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크리스 라킨 매니징 디렉터는 "지난달에도 확인했듯이 ADP 보고서는 정부의 공식 월간 고용 보고서와 결과가 언제나 같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둔화한 것과 함께 생각하면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5일 발표되는 미국 정부의 공식 고용지표마저 비슷한 강도로 견고하다면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합당하다"고 말했다.

독일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반등한 점도 비둘기파적 기조에 제동을 거는 재료다.

독일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CPI 예비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이는 작년 11월 3.2%를 기록하며 2021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데서 반등한 것이다.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글로벌 매크로 분석 총괄은 "독일 12월 CPI의 반등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 앞서 더 기다릴 수 있을 것"이라며 "ECB의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둘러싼 시장 전망치도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4.601엔으로, 전거래일 뉴욕장 마감가 143.230엔보다 1.371엔(0.95%) 상승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9490달러로, 전일 마감가 1.09210달러보다 0.00280달러(0.26%) 올랐다.

유로-엔 환율은 158.31엔으로, 전장 156.42엔보다 1.89엔(1.21%)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2.470보다 0.07% 하락한 102.401을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금리인하 경로에 대한 전망을 확인하며 경제지표를 살피고 있다.

이번주에 나오는 12월 비농업 고용지표에 앞서 줄줄이 발표된 미국 고용시장 관련 지표들은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크게 둔화되지 않았음을 반영했다.

작년 12월 미국 기업들의 감원 계획은 전월보다 감소했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 감원 보고서에 따르면 12월 감원 계획은 3만4천817명으로 전월 대비 2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2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16만4천명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3만명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줄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직전주보다 1만8천명 감소한 20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가 전문가 예상치 21만9천명을 밑돌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경제지표가 계속 호조를 보여야 달러화 강세가 유지될 수 있다고 봤다.

코메르츠방크의 마이클 피스터 외환 애널리스트는 "달러화가 2024년을 시작하면서 올랐지만 미국의 강한 경제지표가 없으면 상승폭이 축소될 수 있다"며 "데이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달러 강세가 힘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요일에 나올 12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144엔대로 레벨을 높였다.

미국 고용시장 관련 지표들이 나쁘지 않게 나오면서 금리인하 기대는 이전보다 약간 누그러졌다. 이에 달러화는 엔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1월 미 연준의 금리 동결 확률은 93.3%로 높게 나타났다.

3월 25bp 금리인하 확률은 62.1%로 약간 줄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가 이날 보고서에서 달러화 강세 전망을 하향 조정한 점은 달러 강세폭을 제한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달러인덱스가 8%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달러 강세에 대한 확신이 약해졌다고 언급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한때 1.097달러대로 레벨을 높인 후 1.094달러대에 머물렀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12월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기대 역시 힘을 받지 못했다.

유로존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진 독일의 인플레이션은 12월에 반등했다.

독일 연방통계청(Destatis)에 따르면 독일의 지난해 12월 CPI 예비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3.2%로 2021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데서 반등했다.

12월 인플레이션 반등은 이미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예고한 내용이지만 전반적으로 금리인하가 시기상조라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데니스 펠레쇼크 CPT 마켓츠 아시아 헤드는 다우존스에 "유로화가 회복됐지만 추가 상승은 어려울 수 있다"며 "경제지표가 계속 악화돼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 ECB가 금리인하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51센트(0.70%) 하락한 배럴당 72.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중동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에도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1천만배럴 이상 증가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휘발유 재고는 미국의 원유 소비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로 재고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원유 소비가 줄었음을 시사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550만3천배럴 줄어든 4억3천106만5천배럴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70만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전체 원유재고는 예상보다 많이 줄었으나 휘발유 재고는 오히려 증가했다.

휘발유 재고는 한 주간 1천90만배럴 늘어난 2억3천695만4천배럴을,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1천9만배럴 증가한 1억2천585만5천배럴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40만배럴 증가하고, 디젤 및 난방유 재고도 4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기간 전략비축유는 110만배럴 증가한 3억5천440만배럴에 달했으며,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는 70만6천배럴 늘어난 3천470만배럴로 집계됐다.

지난주 미국의 정제 설비 가동률은 93.5%로 직전 주의 93.3%에서 올랐다.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93.1%였다.

한편, 산유국들은 올해에도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 플러스(+) 협의체는 전날 성명을 내고 2016년 12월에 합의되고 이후 추가로 승인된 협력 선언을 통해 앞으로도 석유 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협의체의 지속적이고 변함없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OPEC+ 협의체의 이러한 노력은 글로벌 공급에 대한 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 석유 시장의 통제력을 되찾기 위한 냉철하면서도 계산된 움직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노력은 세계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이들에게 가격 통제력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고 지적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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