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0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미국 물가지표의 발표를 앞두고 혼조 양상을 보였다.

뉴욕증시는 다음날 나오는 지난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세 속에 소폭 상승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물가 지표의 발표를 앞두고 등락을 거듭하며 혼조를 나타냈다.

장기물 금리는 오르고 단기물 금리는 내리면서 장단기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30bp 초반까지 좁혀진 가운데 금리 전망은 갈수록 혼란스러워지는 흐름이다.

미국 달러화 가치도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CPI가 반등할 수 있다는 경계심이 이어진 가운데 금리인하 경로 전망에 대한 점검이 지속되면서 달러화를 지지했다. 하지만 유로존의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그동안 금리인하를 크게 반영했던 유로화는 강세를 보여, 달러화가 유로화 대비로는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유가는 원유재고가 예상과 달리 증가한 데다 휘발유 재고가 큰 폭으로 늘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2월 헤드라인 CPI는 전년 대비 3.2%로 전달의 3.1%를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했고, 근원 CPI는 3.8%로 전달의 4.0%에서 소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의 예상대로 나온다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관망세는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올해 두 번째 회의인 3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말 금리 전망치는 3.75%~4.00%로 현재의 5.25%~5.5%와 비교해 1.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릴 경우 6회 인하해야 도달할 수 있는 금리다.

10년물 금리는 최근 4% 근방에서 거의 움직임이 없는 모습이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개선됐지만 아직 물가안정 목표와 거리가 멀다며 금리를 '당분간'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물가)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려면 한동안 제약적 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인플레이션이 지속해 2%를 향해 움직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정책 제약의 정도를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은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으며 여전히 연준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셜미디어(SNS) 공식 계정에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됐다는 가짜뉴스가 한때 게시돼 혼란을 야기했다. SEC는 "계정이 해킹됐다"며 곧바로 승인 사실을 부인하고 이를 삭제했다. 하지만 이날 장 마감 직전 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0.57포인트(0.45%) 오른 37,695.7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6.95포인트(0.57%) 오른 4,783.45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1.94포인트(0.75%) 뛴 14,969.65로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 증시는 오는 11일 나오는 12월 CPI에 대한 관망세에 좁은 폭에서 움직였다.

한편, 연초 이후 약세를 보였던 기술주가 반등하는 가운데, 애플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또다시 나왔다.

레드번 애틀란틱 에쿼티스는 이날 애플에 대한 투자 등급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한 단계 내렸다. 올해 들어서만 바클레이즈, 파이퍼샌들러에 이어 세 번째 투자 의견 하향 소식이다. 애플의 주가는 0.6%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후반에 나올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도 주시하고 있다.

이번 주 금요일에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유나이티드헬스, 델타 항공 등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의 4분기 주당순이익은 1.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개 분기 연속으로 순이익이 증가하는 것이다.

가상화폐 관련주들은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동반 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승인 소식에도 하락세를 유지했다. SEC 홈페이지가 곧바로 마비되면서 관련 서류를 확인할 수 없게 되자 또다시 가짜 뉴스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다 비트코인 가격이 그동안 승인 기대감에 많이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인베이스와 마라톤 디지털의 주가는 이날 각각 0.5%, 0.4% 하락했으며, 승인 소식에 시간외 거래에서 추가 하락 중이다.

S&P500지수 내 통신, 기술, 임의소비재, 산업, 헬스 관련주가 오르고, 에너지, 자재, 필수소비재 관련주는 하락했다.

센서와 반도체의 테스트 시스템을 개발하는 에흐르 테스트 시스템스는 전기차 시장 둔화를 이유로 매출 전망치를 하향했다. 이러한 소식에 주가는 16% 이상 하락했다.

아마존 주가는 프라임비디오와 MGM스튜디오 사업부 직원 수백명을 감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1%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물가 지표를 앞두고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실적에서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에 변화가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레일리언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제이슨 쉬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마켓워치에 임금 상승률이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의 두배라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상당한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래리 애덤 CIO는 이번 실적에서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으로 얼마나 많이 소비를 줄였을지를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7.6%를 기록했다.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64.5%, 0.50%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3.1%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7포인트(0.55%) 하락한 12.69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2.09bp 오른 4.036%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1.25bp 내린 4.363%였다.

30년물 국채금리는 2.12bp 오른 4.201%로 마무리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36.0bp에서 -32.7bp로 축소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장 초반 좁게 등락하던 국채금리는 후반 들어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 중장기물 금리는 상방, 단기물은 하방으로 방향을 정하면서 장단기 스프레드의 역전폭은 다시 한번 좁혀졌다.

지난달 -50bp 부근까지 벌어졌던 스프레드는 한 달여 만에 20bp 가까이 좁혀지고 있다.

다만 12월 CPI를 앞두고 시장은 큰 폭으로 움직이지는 않으려 하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 두 달간 가파르게 하락하며 4%를 밑돌았던 10년물 금리는 새해 들어 4% 위로 올라선 뒤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작년 말부터 채권시장을 움직인 것은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었던 만큼 중요 변수인 물가 지표는 확인하려는 분위기다.

SPI자산운용의 스티븐 아이네스 전략가는 "채권시장은 지금 으스스하게 고요한 분위기"라며 "11일 발표되는 12월 미국 CPI는 이번 달 남은 기간의 방향을 정하는 주된 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지 않을 경우 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기대는 축소되고 연준의 관망세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윌리엄스 총재의 공개 발언은 시장의 경계감을 강화시켰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기준금리가 한동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둔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금리 전망치의 범위가 극단적으로 넓다며 험난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사모펀드 아폴로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전략가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1년 후 시장 전망치가 3% 이하부터 5% 이상까지 벌어진다"며 "장기 금리를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지에 대해 시장은 극단적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슬록은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로 기조가 돌아선 가운데 채권금리 전망은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날 것인지에 달려 있다"며 "다른 요인은 미국 국채물량 공급이 대규모로 증가함에 따라 기간 프리미엄이 더 높아지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미국 재무부의 370억달러 규모 10년물 국채입찰에선 무난한 수요가 확인됐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입찰에서 10년물 국채의 발행 금리는 4.024%로 결정됐다. 지난 6번의 입찰 평균치는 4.050%였다.

응찰률은 2.56배로 지난 6개월 평균치 2.51배보다 소폭 높았다.

해외투자 수요인 간접 낙찰률은 66.1%로 나타났다. 앞서 6개월 평균은 66.7%였다. 직접 낙찰률은 18.7%, 6개월 평균치는 18.8%였다.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딜러가 가져가는 비율은 15.1%였다. 6개월 평균치 14.5%보다 낮았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5.802엔으로, 전일 뉴욕장 마감가 144.518엔보다 1.284엔(0.88%) 올랐다.

유로-달러 환율은 1.09650달러로, 전일 마감가 1.09279달러보다 0.00371달러(0.34%) 올랐다.

유로-엔 환율은 159.87엔으로, 전일 157.93엔보다 1.94엔(1.23%)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2.546에서 0.14% 하락한 102.406을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145.85엔대로 고점을 높였다.

올해 일본 엔화가 마이너스 금리 해제 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지만 아직은 미 달러화가 엔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에 나오는 12월 미국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에서 12월 CPI는 전년대비 3.2%, 전월대비 0.2% 올라 직전월보다 약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근원 CPI 전망치는 전년동월대비 3.8%, 전월대비 0.3%로 직전월보다 완화되거나 유지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면 그만큼 연준의 금리인하 명분이 약해진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인플레이션 지표가 개선됐지만 아직 물가안정 목표와 거리가 멀다며 금리를 '당분간'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점은 달러화를 지지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데이터는 우리가 확실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나타낸다"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물가 안정 목표와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한때 1.0973달러대로 고점을 높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에도 12월에 반등한 인플레이션에 주목했다.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중단될 가능성도 언급됐다.

루이스 드 귄도스 ECB 부총재는 스페인 투자자의 날 행사 연설에서 "유로지역의 경제 활동은 2023년 3분기에 소폭 둔화됐다"며 "약해진 지표는 12월에도 위축세를 보이며 2023년 하반기 기술적 침체 가능성과 약해진 단기 전망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인플레이션은 2023년에 본 빠른 속도의 디스인플레이션은 2024년에 둔화되고, 지난해 12월의 경우처럼 일시적으로 연초에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반등하고, 금리인하 기대가 시장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아 유로화는 레벨을 높였다.

미국 CPI를 확인하고 싶은 시장은 계속 경계심을 유지했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연준의 3월 25bp 금리인하 가능성은 64.5%로 반영됐다. 최근 기대가 좀 완화됐지만 전일 수준보다 높아졌다.

DHF캐피털의 배스 쿠이먼 CEO는 "미국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어 미 달러화 방향은 불확실해 보인다"며 "트레이더들은 내일 나올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를 앞두고 연준의 다음 행보를 가늠하면서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월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 가격 반영이 완화되고 있는데 새로운 지표가 들어오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ING의 프란체스코 페솔레 외환 애널리스트는 "ECB의 금리인하 규모를 시장이 과대평가하고 있어 유로화는 2분기에 파운드화보다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영국은 경제 상황 악화로 잉글랜드은행(BOE)의 금리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참가자들은 일본은행(BOJ)의 완화에서 긴축으로의 전환 기대는 엔화를 지지하고 있지만 일본의 금리 인상 시기는 약간 미뤄지는 양상이라고 내다봤다.

베녹번의 마크 챈들러 외환 전략가는 "선진국들이 완화정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에서 악명높은 일본의 완화정책은 어느 정도 긴축될 것으로 기대됐다"며 "일본 당국자들은 이번 달에 금리 조정을 원하는 사람들 중 다수가 4월 금리 조정으로 합류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지진으로 인해 이런 기대가 늦어졌다"고 덧붙였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87센트(1.20%) 하락한 배럴당 71.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지난 3거래일 중에서 2거래일간 하락했다.

이날은 원유 재고가 늘었다는 소식에 수요 둔화 우려가 부각되며 유가가 떨어졌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 5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133만8천배럴 늘어난 4억3천240만3천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60만배럴 감소와 달리 깜짝 증가한 것이다.

휘발유 재고는 한 주간 802만8천배럴 늘어난 2억4천498만2천배럴을,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652만8천배럴 증가한 1억3천238만3천배럴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210만배럴 증가하고, 디젤 및 난방유 재고도 10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의 대리 지표인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지난주 미국의 정제 설비 가동률은 92.9%로 직전 주의 93.5%에서 하락했다.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92.7%였다.

케이플러의 매트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정제 활동의 계속된 강세로 재고가 한 주 더 강한 모습을 보였다"라며 연초 통상 수출이 줄어들면서 재고 비축량이 약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스미스는 "약세 재료인 재고의 증가는 홍해에 대한 우려와 리비아의 공급 차질에 따른 유가 상승 요인을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지보수가 시작되며 정제 활동이 앞으로 몇 주간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점에서 재고 구축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는 지난주에 50만배럴 증가했다.

한편, SPI 에셋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이네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최근 원유 가격 인하는 공급 우려와 비OPEC 산유국에 대한 점유율 손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부정적 신호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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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0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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