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국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 틱차트
연합인포맥스

 

마틴 루터 킹 데이 휴장을 마치고 개장한 외환시장은 홍해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미국과 유럽의 금리인하 기대에 대한 당국과 시장의 시각차 등에 주목했다.

특히 올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달러화가 우위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6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7.263엔으로, 전거래일 뉴욕장 마감가 144.898엔보다 2.36엔(1.63%) 상승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8714달러로, 전장 마감가 1.09508달러보다 0.00794달러(0.73%) 내렸다.

유로-엔 환율은 160.08엔으로, 전거래일 158.68엔보다 1.40엔(0.88%)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2.435보다 0.92% 오른 103.374를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국 금리인하 기대와 홍해 관련 지정학적 위험을 재점검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147.30엔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086달러대로 하락했다. 이 역시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가장 낮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올해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국과 시장의 시각차는 달러화 강세, 엔화와 유로화의 달러화 대비 약세를 부추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당국자들은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준 이사는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해야 할 시점은 맞지만, 그것은 질서정연하고 신중하게 단행돼야 한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월러 이사는 "과거 사례를 보면 연준은 금리를 빠르고 큰 폭으로 내리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다르다"며 "과거처럼 기준금리를 급하게 내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CB 관계자들도 금리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필립 레인 ECB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사건을 보면 문제가 실제 해결되기 전에 중앙은행이 너무 빨리 정상화하려고 하면 또 다른 인플레이션 파동이 나타나고, 추가적인 금리 인상 파동이 일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그것은 훨씬 나쁜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아직은 정책 정상화가 이르다고 강조했다.

요아힘 나겔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도 최근 "인하를 논의하기에 너무 이르다"고 밝혔고,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중앙은행 총재 겸 ECB 위원도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경기 침체를 더 이상 배제할 수 없더라도 올해 ECB는 금리를 인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G10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를 아예 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영국 FX전략가인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 애널리스트는 "올해 어느 중앙은행도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시나리오를 아무도 고려하지 않았다"며 "생각할 수 없는 일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동결하는 시나리오가 완전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해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금리인하에 대한 신중론이 커지면서 미 국채수익률이 오른 점도 달러화를 지지했다.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전산장 마감가 대비 11bp 이상 오른 4.06%대를, 2년물 수익률은 8bp 가까이 오른 4.21%대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시한이 이번주 금요일로 다가온 가운데 겨울 눈폭풍으로 의회 일정이 지연되는 점도 우려 요인이 됐다.

미 하원은 겨울 악천후에 본회의 표결을 이날 오후 6시 30분에서 오는 17일 오후 1시 30분으로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의 1월 경기기대지수는 15.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지수인 12.8보다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2.0도 웃돌았다.

홍해 관련 지정학적 위험에 시장 참가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커졌다.

미국이 최근 홍해에서 항해하는 선박들을 위협 중인 예멘 후티 반군을 행선지로 하는 이란의 신형 재래식 무기를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해 남쪽 예멘 앞바다에서 그리스 화물선이 미사일에 맞았다는 소식도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을 키웠다.

UOB 글로벌 이코노믹스앤드마켓츠 리서치의 시장 전략가는 "달러-엔 환율은 143.50엔 레벨 위에서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달러-엔은 12월 말부터 강하게 반등했고, 이런 반등은 일일 일목구름 상단인 146.45엔대에 가깝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레벨이 147.45엔까지 더 오르거나, 아마도 148.50엔대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XS닷컴의 세이머 해슨 시장 애널리스트는 "유로화는 인플레이션 반등, 독일 경제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신뢰, 통화 당국자들의 매파적 분위기에도 약세를 보였다"며 "미 연준은 예상보다 장기간 고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반면, ECB는 취약한 경제로 조기 금리인하를 할 것으로 베팅해 유로화는 달러 대비 5주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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