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국 소비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국 단기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튀어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물 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그간 가파르게 하락해왔다. 하지만 미국 소비가 여전히 견고함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지고 단기물 금리도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 일중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17일(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4.87bp 오른 4.105%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13.11bp 뛴 4.363%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1.23bp 오른 4.314%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17.6bp에서 -25.8bp로 크게 벌어졌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장 중 좁게 오르내리던 미국 국채금리는 12월 미국 소매판매 결과가 발표된 후 빠르게 상승폭을 늘렸다. 특히 2년물을 비롯한 단기 국채금리가 중장기물 대비 현저히 큰 폭으로 상승하며 재료의 민감도를 보여줬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미국인의 소비 부문이 예상보다 더 크게 늘어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약해졌다.

이날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6% 늘어난 7천9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예상치였던 0.4% 증가를 웃도는 수치다.

직전월 수치(0.3% 상승)와 비교해도 상승 폭이 두 배나 커졌다. 12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선 5.6% 증가했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서둘러야 한다고 일각에서 주장하는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둔화와 더불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고금리로 경기가 활력이 떨어지고 소비가 줄어들면 경기가 경착륙할 수 있으니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해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미국 소비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이 재확인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잦아들 수밖에 없다. 이는 금리인하 속도를 늦춰도 된다는 주장과 연결되고 채권금리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재료다.

때마침 전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비슷한 맥락으로 공개 발언에 나서면서 채권 투자심리는 더 약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월러 이사는 전날 연설에서 올해 기준금리는 인하되겠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도이체방크의 짐 라이드 전략가는 "월러 이사의 발언은 분명하게 시장 가격을 되돌렸다"고 평가했다.

SPI자산운용의 스티븐 아이네스 매니징 파트너는 "연준 위원들은 진지하게 금리하락에 나서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확실하고 지속가능하게 꺾였는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꾸준히 메시지로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베이지북은 미국 고용시장이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의 경기평가 보고서인 12월 베이지북에 따르면 연준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더 많은 지원자 수, 낮은 이직률, 기업의 선별적인 채용, 임금 압박 완화 등 고용 시장 냉각 신호를 한 개 또는 그 이상 언급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연준은 "6개 지역에서는 약간(slight) 또는 완만한(modest) 상승을 보고했고, 2개 지역에서는 보통 수준의 상승세를 보고했다"며 "5개 지역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이전 기간에 비해 어느 정도 줄었다고 보고했고 3개 지역은 물가 압력에 큰 변화가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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