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2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블랙아웃'에 돌입한 가운데 자산별로 다른 흐름을 보였다. 미국 3월 기준금리 인하론이 힘을 잃어가면서 시장은 빠르게 '5월 인하론'으로 갈아타는 모습이다.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 3만8천을 돌파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미국 국채시장은 매수 심리가 우위를 보이면서 국채금리가 동반 하락했다.

시장을 자극할 만한 경제지표나 이벤트가 없었던 가운데 지난주 국채가격이 하락했던 만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번주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외환시장은 제한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연준은 오는 30~31일에 금리를 결정한다.

뉴욕유가는 공급에 대한 우려 속에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준은 이번 주부터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이 공개 발언을 삼가는 기간이 블랙아웃이다.

블랙아웃에 들어선 만큼 시장은 연준 대신 경제지표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에는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작년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예비치가 발표된다.

4분기 GDP는 연율 1.7% 올라 전분기의 4.9% 상승에서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2% 올라 직전월의 0.1% 상승보다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년 대비로는 3.0% 올라 직전월의 3.2% 상승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소비지출은 0.4% 증가해 전달의 0.2% 증가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엇갈린 지표는 연준의 관망세를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연준이 오는 3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날 장 중에는 3월 인하 가능성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 40% 초반까지 내려갔다.

3월 인하론이 힘을 잃으면서 시장은 재빠르게 5월 인하론을 꺼내 들고 있다. 3월 인하가 빠르다면 그래도 5월에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다.

FF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5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이날 82.4%로 집계됐다. 5월 FOMC 회의에서 25bp 인하할 가능성은 53.0%, 50bp 인하 가능성도 28.6%에 달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예상보다는 견조했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1% 하락한 103.1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0.3% 하락과 전달의 0.5% 하락보다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지수는 21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콘퍼런스보드는 12월 경기 둔화의 속도가 이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하락하면서 미국 경기 침체를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8.01포인트(0.36%) 오른 38,001.81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3만8천으로 마감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수는 전장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장보다 10.62포인트(0.22%) 상승한 4,850.43으로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9.32포인트(0.32%) 뛴 15,360.29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의 역대 최고치는 2021년 11월 기록한 16,057.44로 현 수준보다 4.5%가량 더 높다.

지난주 금요일 S&P500지수가 2년 만에 처음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2020년 10월 시작된 강세장이 유효하다는 전망이 강화됐다.

기술주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재조정에도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과 그에 따른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30일~31일 예정된 연준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연준 당국자들은 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해왔다.

이에 따라 금리 선물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50% 미만으로 낮추고 있다.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기를 5월로 늦춘 셈이다.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의 회복세가 강하다는 의미지만, 금리 인하 기대를 빠르게 가격에 반영해온 주가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날은 지수 반등의 모멘텀이 유효한 모습이다.

이번 주에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12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PCE)가 나올 예정이다.

이와 함께 IBM과 넷플릭스, 테슬라 등의 실적도 발표된다. 기업 실적은 성장 둔화와 함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 상장 기업의 10%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중 62%가 예상치를 웃도는 주당순이익(EPS)을 발표했다. 이는 5년 평균인 77%를 밑돈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과 향후 발표될 기업의 실적 예상치를 종합하면 4분기 기업 EPS는 전년 대비 1.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EPS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 5개 분기 중에서 네 번째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임의소비재,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관련주가 하락하고, 산업, 부동산, 금융, 기술, 헬스 관련주가 올랐다.

보잉의 주가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보잉의 737-900ER 여객기의 '도어 플러그'에 대한 안전 점검을 권고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약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메이시스는 회사가 아크하우스 매니지먼트와 브리게이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58억달러 규모 인수 제안을 거부했다는 소식에 3% 이상 올랐다.

태양광 업체 솔라에지의 주가는 인력의 16%를 감축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4%가량 올랐다.

미국 곡물 회사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의 주가는 회사의 회계 관행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휴직했다는 소식에 24% 이상 폭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주가 밸류에이션이 과도한 수준이라며 실적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리사 샬렛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선행 멀티플이 이미 역사적 고점인 데다 12개월 이익 전망치가 (과도하게) 희망적인 수준이라, 올해 주식시장의 상승이 정체될 수 있다"라며 "중간 주기 혹은 연착륙 환경에서 더 개선된 이익은 더 낮은 밸류에이션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 S&P500지수의 주당순이익 전망치가 219~221달러였으며 시장의 올해 컨센서스는 242~244달러라며 자사의 추정치는 이보다 낮다고 말했다.

그는 지수가 5천까지 도달하려면 투자자들이 주당순이익이 올해 중반 250달러까지 오르는 것을 봐야 하지만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이는 잠재적으로 과도하게 나아간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41.6%를 기록했다.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58.4%에 달했다. 1주일 전에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80%,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19%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1포인트(0.83%) 하락한 13.19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5.53bp 하락한 4.095%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2.51bp 내린 4.385%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3.40bp 떨어진 4.316%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26.0bp에서 -29.0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지난주 국채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10년물의 경우 지난주 18.7bp 올랐다. 이번 달 들어서는 총 21.2bp 상승한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에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으면서 채권가격에 반영된 기대감이 제거되는 분위기였다.

이날 국채금리 하락세는 국채가격의 낙폭 과대라는 인식 속에 저가 매수 심리가 강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다만 지난주 더 가파르게 금리가 올랐던 단기물은 중장기물에 비해 이날 금리 낙폭이 상대적으로 더 작다. 이는 단기물 금리가 향후 더 상승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

3월 인하론에 대한 기대감이 더 꺾이면 통화정책이 민감한 단기물 금리가 중장기물보다 더 크게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장 중 연준의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40% 초반까지 내렸다.

BMO캐피탈마켓츠의 이안 린젠 수석 전략가는 "우리는 연준이 3월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확신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견해를 유지한다"며 "최소한 주요 경제지표에서 더 진전이 있다는 점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일주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이 공개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이다. 연준 관계자의 연설이 없는 만큼 경제지표와 돌발적인 지정학적 문제가 시장에 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FHN파이낸셜의 윌 코퍼놀 거시경제 전략가는 "연준 인사들은 오는 30~31일 FOMC 전까지 침묵에 들어간다"며 "시장의 기대와 연준의 결정 사이의 간극이 수렴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점진적인 과정이고 3월 인하 기대감은 빠르게 5월 인하 기대감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8.040엔으로, 전거래일 뉴욕장 마감가 148.151엔보다 0.111엔(0.07%) 내렸다.

유로-달러 환율은 1.08839달러로, 전장 1.08949달러보다 0.00110달러(0.10%) 하락했다.

유로-엔 환율은 161.07엔으로 전장 161.41엔보다 0.34엔(0.21%)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255보다 0.07% 오른 103.332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금리인하 기대가 약해지는 동안 지지력을 보이던 달러화는 다시 엇갈렸다.

이번 주에 나올 일본과 유로존의 통화정책 결정에 시선이 집중됐다.

미 연준이 1월말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BOJ와 ECB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행의 새해 첫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는 눈여겨 볼 만한 변수다.

일본은행은 오랫동안 유지해오던 완화정책을 벗어나 긴축 기조로 전환하려는 시점에 있다.

완화에서 긴축으로 바뀌는 신호가 조금이라도 나올 경우 시장의 기대는 급격히 커질 수 있다.

달러-엔 환율은 147엔대로 낮아진 후 148엔대에서 레인지 장세를 보였다. 전거래일보다 달러-엔 환율이 낮아지면서 엔화 강세, 달러 약세를 반영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91달러대에서 1.087달러대로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25일에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ECB의 경우 금리인하 신호가 어떻게 나올지에 관심이 집중돼 있지만 당국자들은 여전히 금리인하와 거리를 두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큰 변화 없이 금리가 동결될 수도 있으나 당국자들의 발언에 변화가 있을 수 있어 주목된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오는 3월 인하 기대는 크게 약해졌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3월 25bp 금리인하 확률은 40.5%, 금리 동결 확률은 58.4% 정도다. 1월 금리 동결 확률은 97.4%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은 채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일 전문가 등을 인용해 중동의 미군 부대에 대한 공격이 늘어날수록 미군 사망 위험은 커진다며, 이는 확전 국면으로 가는 '레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기 위해 이란 무기 추가 조달 추진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브 잉글랜더 G10 FX리서치 헤드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하는 미 달러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달러화는 완만한 완화에도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며 "예상보다 약한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으로 연준 풋이 이어진다면 달러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상이 종료되면서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니크레딧의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화는 더 하락할 것"이라며 "달러화에 힘이 더 실리려면 미국 정책금리가 더 높게, 더 오래 유지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대한 기대가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 위로 오르면서 달러화는 여전히 2023년 말보다 더 강세"라고 짚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FX 애널리스트는 "달러화는 새로운 한 주에 안정적으로 거래되고 있지만 BOJ와 ECB를 포함해 다가오는 중앙은행들의 결정은 외환시장에서 더 많은 움직임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78달러(2.42%) 오른 배럴당 75.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12월 26일 이후 최고치다. 유가는 지난 7거래일 중에서 5거래일간 올랐다.

유가는 주말 동안 우크라이나에 접경한 러시아 서부 브랸스크주의 유류 창고가 무인기(드론) 공습을 받아 큰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공급 우려가 강화되며 상승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 관계자는 "우리 정보기관이 이번 러시아 유류창고 공격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미즈호의 밥 야거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러시아 석유 인프라를 공격하는 것이 우크라이나의 하나의 정책이 될지에 대한 의문을 야기한다며 만약 그러하다면 이는 유가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어게인 캐피털도 애널리스트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석유 기반 시설을 목표로 한다면 이는 유가에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위험 자산이 오르는 점도 유가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이날 미국 S&P500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원유 트레이더들은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경기 침체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라며 "공급이 타이트해 보이는 상황에서 수요 기대가 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해 지역의 긴장, 중국과 대만의 긴장에 이어 노스다코다 지역의 한파로 인한 원유 생산 중단 등도 공급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 인덱스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시장 애널리스트는 "긍정적인 위험 선호 심리가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라며 주식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가 원유 등 다른 자산에 대한 위험 선호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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