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3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고점 부담과 주요 경제지표 및 이벤트 발표를 앞두고 혼조를 보이며 쉬어가는 분위기였다.

뉴욕증시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따른 부담 속에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금리도 단기물은 하락하고 중장기물은 상승하는 혼조세를 보였다.

채권시장을 자극할 만한 재료는 부족했다. 하지만 미국 재무부가 진행한 2년물 입찰에서 견고한 수요가 확인되면서 2년물 금리는 하락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강세를 보였다.

일본은행(BOJ)이 긴축으로 가는 과정을 시사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도 5월로 미뤄지면서 달러-엔 환율은 반등했다.

상대적으로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경선,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도 달러화에 힘을 실었다.

뉴욕 유가는 미국 한파 영향으로 미국의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에도 리비아의 원유 생산이 재개되면서 소폭 하락했다.

다음 주 예정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기대는 40%대로 낮아졌다.

연준은 1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며 다음 회의에 대한 인하 힌트를 주지 않는다면 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기대는 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주에 나올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과 연준이 선호하는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꺾을지 주목된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1%까지 올라섰다. 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되면서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번 주에는 4% 초반에서 안정된 모습이다.

채권시장은 시장을 움직일 굵직한 재료가 없었던 가운데 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2년물 국채입찰이 호조를 보이면서 단기물 금리가 하락했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예고에도 정책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달러 매수세는 약해지지 않았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6.36포인트(0.25%) 하락한 37,905.45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4.17포인트(0.29%) 상승한 4,864.60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65.66포인트(0.43%) 뛴 15,425.94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날 사상 처음으로 3만8천을 넘어섰고, S&P500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는 그러나 하루 만에 3만8천 아래로 밀렸고, S&P500지수는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개장 전 발표된 버라이즌의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거나 대체로 부합했다. 무선 후불 전화 가입자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주가는 6% 이상 올랐다.

프록터앤드갬블(P&G)은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했으나 조정 주당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주가는 4% 이상 상승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내놨으나 연간 가이던스에 대한 실망으로 주가는 1% 이상 하락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예상치를 웃돈 실적에도 가이던스에 대한 실망으로 1%가량 하락했다. 3M도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나 다음 분기 가이던스에 대한 실망으로 11% 이상 급락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주가는 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5% 이상 올랐다. 다만 회사는 보잉 737맥스9 여객기의 운항 정지로 1분기에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장 마감 후에는 넷플릭스의 실적이 나왔다.

넷플릭스는 매출은 물론 신규 가입자 수가 예상치를 크게 웃돈 데다 광고 매출의 증가로 마감 후 주가는 6% 이상 오르고 있다.

S&P500지수 내 필수소비재, 통신, 기술, 에너지 관련주가 오르고, 부동산, 임의소비재, 산업 관련주는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며 쉬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실적이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XS 인베스트먼츠의 그렉 바숙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이 지수가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자, 일부 차익실현에 나서며 잠시 멈춰서 있다"라며 "이것이 강세 흐름을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에게 방어적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기업 실적이 단기적으로 압박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웰스파고는 "모든 주식의 수익이 정점에 이르렀고, 경제가 약화하고 매출 증가세가 정체되면서 더 낮아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약세와 박스권 움직임으로 가격뿐만 아니라 실적에도 압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47.4%를 기록했다.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52.6%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64포인트(4.85%) 하락한 12.55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4.95bp 오른 4.145%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2.13bp 내린 4.364%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6.41bp 상승한 4.380%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29.0bp에서 -21.9bp로 크게 좁혀졌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오전에는 미국 국채시장이 좁게 움직였다. 주요 경제지표와 이벤트를 앞두고 전날 국채금리 하락분을 일부 되돌리는 상승 흐름이 나타났다.

오는 25일에는 미국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예비치, 26일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의 작년 12월 수치가 발표된다.

다음 주 30~31일에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예정돼 있다. 두 지표와 FOMC 모두 채권시장을 강하게 자극할 수 있는 재료다.

하지만 오후 들어 단기물과 중장기물의 금리 방향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이날 미국 재무부가 진행한 2년물 국채입찰에서 괜찮은 수요가 확인되면서 2년물 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600억달러 규모로 발행된 2년물 국채의 발행 금리는 4.365%로 결정됐다. 지난 6번의 입찰 평균 금리는 4.860%였다.

응찰률은 2.57배로 지난 6개월 평균 2.72배보다 낮았다.

해외투자 수요인 간접 낙찰률은 65.3%였다. 앞서 6개월 평균치는 62.8%였다. 직접 낙찰률은 19.9%, 6개월 평균은 20.9%였다.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딜러가 가져가는 비율은 14.8%였다. 6개월 평균치 16.3%보다 낮았다.

BTIG의 톰 디 갈로마 글로벌 금리 거래 공동 총괄은 "간접 낙찰률이 앞선 6개월 평균치를 웃돌았다"며 "괜찮은 수요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장기물 국채금리는 상승폭을 늘리면서 단기물과의 스프레드(금리 격차)를 크게 좁혔다.

시장은 현재 '5월 인하론'으로 기울어가는 분위기다.

연준이 이르면 3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으로 작년 말부터 국채금리는 가파르게 하락해왔다. 하지만 3월은 너무 이르다는 경계성 발언이 연준 인사들로부터 계속 나오면서 5월 인하론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채권가격도 조정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도이체방크의 짐 라이드 전략가는 "이날 채권시장의 조용한 분위기는 별달리 뚜렷한 촉매제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다음 주 FOMC를 앞두고 있어 연준 인사들의 공개 발언도 예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5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84%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25bp 인하 가능성은 50.7%, 50bp 인하 가능성은 32.6%까지 올랐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8.354엔으로, 전일 뉴욕장 마감가 148.040엔보다 0.314엔(0.21%) 올랐다.

유로-달러 환율은 1.08490달러로, 전일 1.08839달러보다 0.00349달러(0.32%) 하락했다.

유로-엔 환율은 160.94엔으로, 전장 161.07엔보다 0.13엔(0.08%)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332보다 0.24% 상승한 103.580을 기록했다.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변화를 예고했음에도 정책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달러 매수세는 약해지지 않았다.

이날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0.1%로 유지하고, 10년물 금리 상한을 1.0%로 유지했다.

하지만 BOJ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가 해제되면 이후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면서 "물가상승률 대비 임금인상률이 낮아 실질임금이 마이너스가 되고 있지만, 가까운 장래에 플러스 전환이 전망된다면 정책 정상화를 방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마이너스 금리가 종료되더라도 금융 여건은 매우 완화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ETF 보유 자산도 매도할 계획은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달러-엔 환율은 한때 146.98엔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148엔대로 다시 올랐다.

일본은행이 긴축 전환에 대한 변화를 예고했으나 정책은 그대로 유지돼 시장은 엔화 강세를 반영한 부분을 되돌렸다.

아울러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3월에서 5월로 물러난 점도 달러화를 지지했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3월 미 연준의 25bp 금리인하 확률은 46.2%를, 금리 동결 확률은 52.6%를 나타냈다.

5월은 25bp 인하 확률이 50.7%를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주에 나올 미국 국내총생산(GDP)과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등을 기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로 미국의 지난해 4분기 GDP 잠정치는 2.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중국 경기 부양책 소식에 일부 위험 선호 심리가 되살아났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091달러대로 고점을 기록한 후 1.082달러대로 낮아진 후 1.085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유로존 역시 금리인하에 적극적이지 않고, 상대적으로 견조한 미국 경제 상황은 달러화를 전반적으로 지지했다.

AXA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의 유로존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날 투자 노트에서 "최근 물가 및 경제활동 지표들은 시장 예상을 소폭 밑돌았는데 이는 정책 기조를 바꾸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오는 6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속되고 있다. 이는 위험회피 심리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의 상황은 미국과 이란의 직접적인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데이비드 밀러는 단 하나의 오판이나 테러 공격만으로도 중동 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뉴햄프셔 경선에서 대세를 차지할 경우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월가에서 '트럼프 복귀 가능성'이 예상돼 달러화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으로 꼽혔다.

MUFG 리 하드먼 수석 통화 애널리스트는 "일본은행이 정책을 변경하지 않은 후 BOJ가 금리인상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발언에 달러 대비 엔화가 약간 강세를 보였다"며 "그러나 우에다 총리가 마이너스 금리에서 언제 벗어나는지를 정확히 언급하지 않아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BOJ 마이너스 금리 해제가 엔화 강세를 촉진하겠지만 최근 가격 움직임은 엔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단스케방크 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은 "G10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기대가 축소되는 추세가 지속되고, 이는 보통 리스크 회피 심리로 이어질 수 있어 달러화가 1분기에 랠리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들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아 최근 중국의 약한 지표와 같은 미국 외 지역의 부정적인 지표들은 달러 랠리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부터 근월물이 된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39센트(0.52%) 하락한 배럴당 74.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WTI 가격은 올해 들어 2.72달러(3.8%) 상승했다.

리비아는 지난 일요일부터 사라라 유전에서의 원유 생산을 재개했다. 이곳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최대 30만배럴이다.

사라라 유전은 지난 2주간 시위대의 소요로 운영이 중단된 바 있다.

미국의 원유 생산은 노스 다코타 지역의 기록적 한파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다. 노스 다코타주는 미국에서 세 번째로 원유 생산이 많은 주로 전체 생산량의 10%를 차지한다.

지난해 11월 기준 해당 지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28만배럴에 달한다.

노스다코타주의 광물자원부의 린 헬름스 국장은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한 주간 최대 하루 70만배럴에 달하는 산유량이 사라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타일러 리치 공동편집자는 마켓워치에 주 당국이 잠재적 피해가 아직 충분히 평가되지 않아 생산 작업이 완전히 복귀될 때까지 몇 주 또는 몇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노스 다코타 지역의 원유 및 가스 생산량의 90% 이상이 프래킹 및 수평식 시추 방식인 점은 작업을 다시 가동하는데 어려움을 가중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원유 생산이 기록적인 수준이라 한파가 지나면 다시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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